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청와대] 세월호 가족 만난 문 대통령…"정부 대표해 사과"

입력 2017-08-16 18:14 수정 2017-08-17 03:1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세월호 피해 가족들과 만났습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후로 세월호 참사에 각별한 관심을 표해왔는데요. 앞으로 세월호 2기 특조위 출범과 진상규명 작업 등에 속도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16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문 대통령과 세월호 가족들의 만남 그리고 남아있는 숙제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그동안 여러 차례 청와대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아픈 기억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2014년 5월 9일, 세월호 참사 직후 당시 KBS 김시곤 보도국장이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피해자 가족들은 KBS를 항의 방문한 데 이어, 청와대로 향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청와대 앞 (2014년 5월 9일) : 하느님, 하느님 우릴 도와주소서, 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주세요. 우리가 무얼 잘못했길래 이렇게 무릎을 꿇고 이 사람들한테 호소를 하는데도 이 사람들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습니까, 이 사람들은 사람이 아닙니까? 피와 눈물도 없습니까? 열어주십시오! 우리 대통령한테 해코지를 하려고 하는 거 아닙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렇게 문전박대를 당했습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서야 박 전 대통령은 피해 가족 일부를 청와대로 불러 면담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피해자 가족 면담 / 2014년 5월 16일) : 헌신적으로 나라를 위해서 일을 해야 될 사람들이 유착이 돼서 이상한 짓 하고 이런 것이 끊어지는 그런 나라를 반드시 만드는 것이 정말 그래도 지금 희생을 헛되지 않는 길이라 하는 우리 부모님, 또 유가족 여러분들의 생각에 저도 전적으로 같이하고 있습니다. 그게 제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반드시 해 나갈 것이고요.]

보시는 것처럼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피해 가족들의 의견을 메모지에 깨알같이 적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부축해 버스까지 배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장면들이 언제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박근혜 정부에서의 세월호 진상규명은 지지부진했습니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진통 끝에 출범했지만, 당시 여당 추천위원들의 조직적인 반발 속에 활동은 줄곧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무력화됐던 겁니다.

[권영빈/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야당 추천 위원 (2015년 11월 24일, 정치부회의와의 통화) : 그러니까 관련성이 있을 경우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배제하지 아니한다, 이건 말 그대로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고영주/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여당 추천 위원 (2015년 11월 23일) : 대통령이 세월호를 침몰시키라고 지시한 것도 아니고 구조하지 못하도록 명령한 것도 아니므로 세월호 사고가 대통령의 행적과는 어떠한 인과관계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박 전 대통령과의 첫 청와대 면담 이후 1189일이 지난 오늘,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200여 명이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청와대를 찾았습니다.

가족들 앞에 선 문 대통령은 눈시울이 붉어졌고, 처음에 10초가량 말을 떼지 못했다고 합니다.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간담회 :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미수습자들 수습이 끝나면 세월호 가족들을 청와대로 한 번 모셔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중에 이렇게 모시게 됐습니다. 유가족들을 따듯하게 보듬어주지도 못했고 오히려 국민들을 편 가르면서 유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주었습니다. 정부의 당연한 책무인 진실규명마저 회피하고 가로막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서 머리 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3년 만에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도 180도 바뀌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전후로 줄곧 세월호 참사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진상규명 의지를 보여 왔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던 유민아빠 김영오씨와 동조 단식에 나서기도 했었죠.

[단식농성 중단 선언 (2014년 8월 28일) : 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주면 정부나 청와대에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라는 계산, 특별 검사가 골치 아픈 사람이 임명이 되면 그러면 또 마찬가지로 청와대나 또 대통령이나 또 정부에 곤란한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또 그런 계산들, 그런 계산들을 버리고… ]

[목포신항 세월호 인양현장 방문 (4월 6일) : (대표님 저기, 저희 엄마들이 만든 우리 아이들이에요. 국민들의 마음이고 우리 아이들을 대변하는…) (내내 하고 다니세요.) (떼지 마세요, 대표님!) (꼭 기억해주십시오.) 언제까지요? 언제까지? (다 될 때까지요!) 진실이 다 규명될 때까지? (진실이 규명이 되고 아이들이 한 곳에 다 모여지는 안전 공원이 될 때까지. 절대 떼면 안돼요!)]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에는 세월호 기간제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절차를 지시했고, 취임 이틀 만에 세월호 특별조사위 활동이 재개돼야 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2기 세월호 특조위는 당초 정부 안에 설치될 거란 관측이 나왔었는데, 앞으로 국회 입법을 통해 만들어질 전망입니다.

앞으로 속도를 내야 할 일들은 정말 많습니다. 우선 아직도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를 찾는 일이 시급합니다. 단원고 남현철, 박영인군. 양승진 교사. 권재근, 권혁규 부자 5명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이르면 오늘부터 9월까지 45일 동안 세월호 침몰지점에 대한 수중수색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세월호 가족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근본적인 사고 원인을 찾는 진상 규명 작업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난 대응 시스템을 촘촘하게 다시 짜는 일이 필수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석해균 선장을 구했던 이국종 교수가 최근 세월호 참사 당일 직접 촬영했던 영상을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는데, 마지막으로 이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고 오늘 발제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이국종/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외상외과 교수 : 저는 그 때 11시 반에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었어요. 저 배가 가라앉는 걸 제 눈으로 아무것도 못하고서 봤다고요. 헬기들이 왜 다 앉아있을까요? 무려 국보급 헬기가. 거기 앉아있던 헬기가 5000억 원 어치가 넘어요. 저만 비행하고 있잖아요. 저는 말을 안 들으니까. 처음 오픈하는 거예요, 제가. 그리고 저희는 왜 급유를 받으러, 여기 보이시죠. 산림청에 들어가서 급유를 받고 있을까요? 구조국은 고사하고 가라앉고 있는데 기름 넣을 데가 없어요, 기름 넣을 데가. 왜 기름이 안 넣어질까요. 왜 AW139에 기름을 넣어줄 데가 없을까, 한국은. 일본은 후쿠시마 빵 터지니까 이렇게 날아가는데, 쓰나미가 몰아닥치는데도 날아 들어가는데…]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문 대통령, 정부 대표해 세월호 피해 가족에 사과 >입니다

관련기사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세월호 분향소 직원 숨진 채 발견 세월호 화물칸 수거 진흙서 사람 뼈 추정 1점 발견 '세월호 7시간' 봉인 두고 헌법소원…위헌 여부 가린다 세월호에서 '철근 더미' 첫 발견…'과적 연관성' 주목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