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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벌써 "고장·불편철"…인천지하철 2호선 타보니

입력 2016-08-1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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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관사 없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최첨단 지하철 인천지하철 2호선이 지난 달 개통했습니다. 하지만 개통 이후 벌써 9건의 사고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은 걱정입니다. 게다가 시설 중에서 이용이 불편한 것도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하는데요, 밀착카메라가 직접 타봤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제가 서있는 곳은 인천지하철 2호선 검암역입니다. 지난달 30일 개통 이후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개통 2주째로 접어든 지금의 상황은 어떤지 직접 타보겠습니다.

바쁜 출근길. 1분이 아까운 시민들에게 지하철 개통 자체는 도움이 됩니다.

[강영일/인천 만수동 : (어디까지 가세요?) 운서역까지요. (2호선이) 괜찮은 것 같아요. 교통 시간이 단축된 것 같고.]

전동차의 맨 앞인데 창밖으로 외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무인 시스템이어서 앞에 기관실이 따로 없습니다. 또한 일반 열차에 비해 가로폭이 좁습니다. 객실 수도 2량밖에 되지 않아 맨 앞에서 맨 끝까지 한눈에 보입니다.

무인 운전 방식으로 운영되는 인천지하철 2호선은 열차가 승강장에 도착하면 문도 자동으로 열립니다.

하지만 전자동 시스템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오전 11시 반쯤 독정역에서 유모차 바퀴가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 끼여 운행이 12분 동안 중단됐습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 : (끼이면) 열렸다 닫혔다 세 번은 하거든요. 불안하니까 승객들이 문을 당기고, 수동 강제 개방을 하고. 무인이라고 해서 그러셨던 것 같아요.]

일부 출입구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석남역 2번 출구, 시민들이 까마득한 계단에 놀라 뒤돌아섭니다.

[박은경/인천 부평동 : (이거 너무 심한데?) 여기 어떻게 올라가. 큰일 난다. 동굴 같아.]

직접 대합실에서 출구까지 계단을 이용해 올라가 봤습니다.

2번 출구로 나오는데 1분 30초가 걸렸습니다. 올라오면서 세보니까 계단 개수가 130개가 넘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게 건강에 좋다고는 하는데, 이 무더운 날씨에 이렇게 숨이 가쁠 수밖에 없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당연히 불편을 호소합니다.

[김용태/인천 석남동 : 숨이 차서. 등산하는 것도 아니고. 급했을 때 내려갔다가 헛디뎠을 때 답이 안 나온다고 봐요.]

이런 가파른 출입구는 서부여성회관역과 인천가좌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좌역 계단 높이는 무려 22m로 아파트 7층과 맞먹습니다.

출입구 폭이 좁고 경인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다 보니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지 못한 게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 겁니다.

이런데도 지하철 개통에 맞춰 전격적으로 진행된 버스 노선 개편도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입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개통하면서 버스 4개 노선은 이곳을 더이상 지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늘어 지금 전광판을 보시면 도착예정시간이 나와 있는데 보통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다음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함미선/인천 심곡동 : 버스가 1, 2분마다 있었는데 10분, 20분마다 있어서 너무 불편해. 전철 타려면 한참 걸어가야 해. 내려도 걸어가야 하고…]

무엇보다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는 건 인천 지하철 2호선의 잦은 사고입니다.

지난달 30일 개통 이후 열흘 남짓 동안 벌써 9건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시민 불안이 확산되자 인천시는 2호선에 대해 특별 점검을 벌이고 안전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개통과 동시에 자라난 시민 불신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사업비만 2조3000억원을 투입해 모두의 관심과 기대를 안고 출발했습니다.

개통 2주 째인 지금 사고에 대한 불안과 시설 이용에 대한 불편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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