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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배달 없는 '한강 배달구역'…외면 이유는?

입력 2016-08-02 21:16 수정 2016-08-0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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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의도 한강 공원은 시원한 바람과 그늘을 찾는 사람들로 밤낮없이 붐비고 있습니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게 먹거리죠. 주문한 음식을 안전하게 주고 받기 위해 배달 구역을 만들어놨는데 제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가 그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여의도 한강 시민공원입니다. 시민들이 잔디밭에 앉아 치킨과 분식 같은 먹거리를 즐깁니다.

[김재영/서울 잠실동 : 한강공원에 피서 겸 나왔습니다.]

여의나들목 인근에는 한강 공원에서 배달 음식을 안전하게 주고 받기 위해 이렇게 배달 구역을 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배달 음식점 연락처와 메뉴가 적혀있는 전단지도 꽂혀 있습니다.

그런데 한 눈에 보기에도 관리 상태는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빗물이 고여 안에 부유물도 떠다니고, 때문에 젖은 전단지를 꺼내 주문하기란 사실상 어렵습니다.

배달 구역을 이용하는 시민을 기다려 봤습니다. 그런데 1시간 동안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비슷한 시각, 공원 입구에선 음식을 주고 받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여의나루역 앞입니다. 건너 편 도로를 보면 각종 배달 음식 오토바이가 도로 한 쪽을 차지했습니다. 이쪽에 서서 배달 음식을 서로 주고받고 있는 겁니다.

주문한 음식을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배달 이륜차는 차선을 넘나들고 역주행도 서슴지 않습니다.

아슬아슬한 배달 오토바이의 질주는 공원 안에서도 계속됩니다.

서울시는 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14년, 6천만원을 들여 배달 구역을 만들었습니다.

여의나들목과 마포 주차장, 뚝섬 안내센터와 뚝섬 유원지역 인근 등 모두 4곳입니다.

그런데 이를 알고 있는 시민은 드뭅니다.

[시민 : (배달구역이라고 아세요?) 아니요. 나오라고 했어요. 여의나루역 앞으로요.]

배달 구역의 위치가 문제입니다.

[배달원 : 여기 만들어 놓으면 뭘해. 오토바이 주차장(배달구역)을. 지금 차가 막혀서 다시 들어온 거예요. 다시 나갈 수도 없어요.]

시민들이 그늘막을 주로 설치하는 곳과 멀거나 주차장 구석에 있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배달하는 사람과 주문한 사람이 만나기 쉬운 장소는 따로 있습니다

[배달원 : 예, 식사 왔습니다. 얼음 물 파는 곳에 있어요. 아이스크림 팔고. 아, 여기 나오시네.]

이번엔 배달 이륜차가 배달 구역까지 가는 길목을 따라가 봤습니다. 곳곳에 오토바이 출입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 걸려 있습니다.

이곳에도 오토바이 출입금지 구역이라고 적혀있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데요. 몇 걸음 걸어 배달 구역 안쪽으로 오면 이륜차 주차장이라고 적혀 있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원 입구에선 배달 음식점을 알리기 위해 '전단지 폭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혜진 : 다닐 때마다 계속 줘요. 그냥 말도 없이 계속 얹어줘요. 손 위에.]

수거함은 이미 전단지로 가득찼습니다. 제가 받은 전단지를 버리려고 해도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옆쪽을 보면 치킨과 튀김 등 각종 배달 음식 전단지가 바닥에 떨어져 있습니다.

최근 3년동안 한강 공원에 진입해 적발된 오토바이는 2만4천여 건에 이릅니다.

한강 공원 관리와 배달 음식을 원하는 시민들의 수요를 고민한 끝에 배달 구역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배달하는 사람도, 주문하는 사람도 이곳을 찾지 않는다면 그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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