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하노이 회담이 끝난 뒤 미국 정가와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것이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이 했던 '레이캬비크 회담'입니다. 군축협의를 위해 레이건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만났던 역사적인 회담이었죠.
그제(28일)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도 이 부분이 언급되기도 했는데, 30여 년 전 회담이 왜 다시 부각되고 있는지 김민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 기자회견장에서 냉전 시대의 기억이 소환됩니다.
[미국 취재진 :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빈손으로) 회담장을 빠져나갔을 때 많은 비난이 있었지만 결국 좋은 결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노딜은) 당신의 결정입니까?]
트럼프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신뢰'를 이야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김정은 위원장이 나에게 핵무기 실험 중단을 약속했습니다. 난 김 위원장을 신뢰하고 그의 말을 믿습니다.]
냉전이 한창인 1986년,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이 빈손으로 회담장을 나섰던 곳은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입니다.
당시 미·소 두 정상은 군비축소를 논의하기 위해 테이블에 마주 앉았습니다.
전략핵무기 감축 같은 민감한 이야기가 오갔지만 소득은 없었고, '회담이 실패했다'는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두 정상은 워싱턴에서 다시 만나 냉전 종식의 신호탄으로 평가받는 '중거리핵무기 폐기'에 합의합니다.
전문가들은 레이캬비크에서 확인한 입장 차가 빅딜의 초석이 됐다고 평가합니다.
케네스 아델만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이번 "하노이 회담이 우리 시대 레이캬비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아델만은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동틀 무렵이 가장 어두운 법'이라며 "적절한 준비가 이뤄진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계속될 것이다"고 예측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조정관 역시 미국 NPR방송을 통해 "하노이 정상회담은 변장한 축복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