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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특수고용직, 법이 외면한 '을'…계속되는 고통에 눈물

입력 2015-12-30 22:38 수정 2015-12-3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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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동계의 또 다른 그림자는, 부당한 처우를 넘어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아도 참을 수밖에 없는 특수 고용직들입니다. 예를 들면 텔레마케터, 보험설계사 등인데요.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해고가 자유롭고, 이로 인한 갑을 관계로 고통받고 있는 사례는 너무나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 JTBC는 이들 특수고용직들의 눈물도 다룬 바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달라졌을까요.

박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크리스마스이브였던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지속적인 폭행을 당해온 전직 텔레마케터 3명이 법원을 찾았습니다.

[권OO/전직 텔레마케터 : 민사는 이제 시작인 거예요. (오늘 몇 번째 재판인가요?) 두번째…]

외국 시사주간지를 전화로 판매하는 일을 해오던 이들은 담당 팀장의 끔찍한 폭행을 견디다 못해 도망쳐 나왔고, 이는 JTBC의 보도로 세상에 처음 알려졌습니다.

[김OO/팀장 : 때려야지, 똑바로 서! 넷, 다섯, 여섯…]

문제제기 2년 만인 지난 9월, 가해 팀장이 징역 4년의 형사처벌을 받았지만 끝이 아니었습니다.

가해자 측은 각종 소송 등을 제기하며 여전히 피해자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권OO/피해자 : 끊임없이 거짓말하고, 끝났다고 해도 또 항소하고 있고… 저희는 아직 끝난 게 아니에요.]

가장 힘든 건 아무리 발버둥 쳐도 고통스러운 과거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김OO/피해자 : 매일매일 죽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해요. 죽어야 끝날 수 있는 건가라는 생각도 많이 하고…]

텔레마케터는 회사에 소속돼 있지만, 영업 실적으로 수당을 받는 개인사업자들입니다.

노동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보니 상사의 폭행이나 부당한 행동에 문제를 제기했다 불이익을 받더라도 보호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박OO/피해자 : 갑을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정말 노예처럼, 하녀처럼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거거든요.]

보험설계사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동부생명 보험설계사 A씨는 본사 간부가 직원들의 손발톱과 머리카락을 잘라 내라는 황당한 지시를 받았다고 JTBC를 통해 고발했습니다.

취재팀이 다시 만난 A씨는 보도가 나간 지 한 달 만에 회사를 그만둔 상태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아무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고 자신만 부적응 대상자로 취급됐습니다.

[A씨/보험설계사 : 아무런 변화가 없었어요. 그렇게 했던 사람도 보란 듯이 더 활개치고 다녔었고, 아무리 그래도 나는 괜찮다 그런…]

보험설계사 역시 개입사업자 신분입니다.

문제를 일으켜 해고되면 잔여 수당을 받을 수 없다 보니 갑의 횡포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A씨/보험설계사 : 해촉을 하면 잔여수당을 못받죠. 그러다보니까 일반설계사들이 싫어도 말을 들어야 되는, 그런게 업계의 (현실입니다).]

고용관계에 있지만 노동자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들은 여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송영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해서도 노동법이 포괄할 수 있도록 입법화하는 것, 이게 가장 시급한 해결방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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