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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시간 동안 성희롱·욕설…텔레마케터, 감정노동 가장 심해

입력 2015-10-14 21:10 수정 2015-10-14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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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고객에게 항상 친절해야 하는 일, '감정 노동'이라고 하죠. 한국 고용정보원이 국내 730개 직업을 분석해 감정 노동 강도를 조사했습니다. 화난 고객을 얼마나 자주 만나는지 등을 수치화한 건데요. 텔레마케터, 즉 전화 상담원의 감정 노동 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뒤를 네일 아티스트, 호텔관리자 등이 잇고 있습니다. 국내 노동자 10명 중 3명은 감정 노동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왕이다'를 책상 앞에 써놓고 늘 겉으론 웃지만 뒤돌아서 우는 게 텔레마케터들인데요. 최근에도 이들에 대한 괴롭힘과 모욕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지금 보내드리는 사례는 그 중에서도 매우 심각한 경우입니다.

박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24일 국내 한 카드 회사 콜센터에 걸려온 상담 전화 내용입니다.

[00카드 000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고객 A씨는 다짜고짜 욕부터 내뱉습니다.

[아이 XX 확!]

상담원이 재차 만류하지만 그치지 않습니다.

[욕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고객님.]
[이게 욕이냐 이XX]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도 쏟아냅니다.

[내가 지금 니 목소리 들으니까 목소리가 좋아가지고 (중략)]
[성적 모독이십니다.]

A씨는 3시간이 넘도록 9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습니다.

돌아가며 A씨의 전화를 받은 9명의 상담사는 정신적 충격이 상당해 심리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오현정/심리상담 전문가 : 콜센터 직원이기 때문에 이런 사건을 경험했다는 상당한 우울감, 화나는 마음, 분노를 주로 호소했습니다.]

올해 7~9월 사이 콜센터 상담 직원을 대상으로 한 욕설 및 성희롱 사례는 41건으로, 매년 늘고 있습니다.

해당 카드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A씨의 신원을 파악하고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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