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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당뇨 같은 질병 '분노조절장애'…"사회가 나서야"

입력 2015-10-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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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노조절장애가 만든 사건들 쭉 보셨는데, 상황이 이 정도라면 치료해야할 질병으로 인식해야할 것 같습니다. 분노조절 관리 프로그램 등 이제 사회가 적극 나서야한다는 지적입니다.

윤샘이나 기자의 보도 계속 보시고, 전문가와도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야심한 새벽, 경북 울진읍의 한 대로변입니다.

깜깜한 도로 끝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옵니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여성은 고통스러운 듯 배를 움켜잡고 신음합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인 40대 남성 이모씨와 일면식도 없던 사이였습니다.

[남모 씨/피해자 : 왜 무시하느냐고 하면서 그때부터 바로 주먹이 날아오더라고요.]

이웃 주민들은 이씨가 범행 당일 낮부터 거리를 배회하며 분풀이 대상을 물색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종민/목격자 : 이 근방을 배회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괜히 시비 걸려고 하고.]

이씨는 어린 시절부터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혀 있었습니다.

[이웃주민 : 자기보다 센 사람한테는 안 그러고, 약한 후배나 친구들을 많이 괴롭히고 돈 빼앗고…집안의 골치였다고 그러더라고요.]

이 씨처럼 특별한 동기 없이 분노범죄를 일으킨 범죄자들은 평소 충동 조절에 문제가 있는 데다, 범행 당시 분노를 억제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2012년 한해 동안 발생한 분노범죄의 가해자 48명을 분석해봤더니 범행 당시 충동적인 분노의 감정을 느꼈다고 답한 경우가 73%에 달하는 35명이었습니다.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느꼈다는 가해자도 31%에 해당하는 15명이었습니다.

범행 동기를 분석해봤더니 분풀이, 스트레스 해소를 원인으로 꼽은 경우가 16명이었고, 재미나 자기과시를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경우도 17명이나 됐습니다.

특히 조사 대상 범죄자의 90%가 평소에도 충동성 조절 문제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은 분노조절을 하지 못한 범죄자의 경우 이를 질병으로 인식해 분노조절 관리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합니다.

세계적인 팝스타 저스틴 비버는 2년 전 폭행죄에 이어 지난해에는 이웃집에 계란을 던져 12차례의 분노조절 교육 프로그램을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법원은 정신분열이나 망상장애 등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권일용 경감/경찰청 프로파일러 : 초기에 증상이 발견돼서 병원에 오기까지 (시간이) 가장 긴 나라가 우리나라거든요. 이 과정에서 많은 일이 벌어지는 거죠. 우리 사회의 인식이 스트레스나 문제가 생겼을 때 정신과적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서 유연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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