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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영화가 무색한 현실…'건방져 보이면 건방진 법'

입력 2015-12-2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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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조금 억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영화와 드라마 속 세상의 실제 주인공일지도 모를 올해를 강타한 작품 속의 그 사람들 말입니다.

영화 속 언론사 논설주간은 재벌기업과 정치권을 조종하는 밤의 대통령으로 그려집니다. 검찰과 경찰도 나을 건 없었습니다. 권력과의 부당거래를 일삼았고 그 권력을 나눠 가졌지요.

재벌은 더했습니다. 마구잡이로 갑질과 권력을 휘둘렀고 재벌 2세는 그야말로 안하무인이었습니다.

물론 재벌이라고 해서. 검경 수뇌부라고 해서.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닐 겁니다. 아마도 억울했겠지요.

그런 마음을 가졌던 것은 중앙일보의 이하경 논설주간도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그는 영화가 아닌 현실 속 논설주간의 실상을 공개했습니다.

"혼자서 끊임없이 누군가와 거래하고 작당"하는 대신 "매일같이 논설위원들과 회의를 하고 격론을 벌이고" "대권주자와 재벌 총수를 컨설팅해줄 정도로 한가하지도 않다"고 말합니다.

하긴 영화는 영화이고, 현실은 현실이니까요.

그런데 영화가 무색한 현실은 적나라하게 수치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어제(22일) 나온 한국행정연구원의 사회통합실태조사 결과입니다.

사람들은 가족 등 개인적인 네트워크는 신뢰하지만 국가공공기관이나 법집행기관 등 '공공을 위한 기관'은 믿지 않았습니다.

정부를 믿지 못한다고 답한 시민이 열 명 중 일곱 명. 어느샌가 신뢰는 무너져 버렸습니다.

관객 650만 명을 모은 영화 내부자들의 마지막 자막은 이렇게 떠오릅니다.

"본 영화는 실제와 상관이 없는 허구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실제 있다면 그것은 우연입니다"

매우 역설적으로 들립니다. 사람들은 영화를 단지 영화로 보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앞서 논설주간의 일상을 공개했던 이하경 논설주간은 이러한 대중의 열광을 이렇게 해석했습니다.

"대개 사람이 건방져 보이면 건방진 법이다.
대중이 정치권·재계·언론이
건강한 긴장관계에 있지 않다고 느끼면 실제로 그런 것이다.
언론이 살아 있는 권력과 자본을 목숨 걸고 감시하고 있느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나는 즉답을 주저할 것이다"

이하경 논설주간의 깊은 고민이 드러나는 결론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대중이 그렇다고 느끼면 그런 것이겠지요.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사람들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이 말을 되풀이해 드립니다.

"진짜라면 그것은 우연입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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