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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한국 떠나고 싶다"…젊은층 '헬조선' 증후군

입력 2015-09-17 21:40 수정 2015-09-1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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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헬조선이라는 말, 들어보신 분들 계실 것 같습니다. 요즘 인터넷에선 굉장히 많이 도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지옥을 의미하는 영어단어인 '헬'과 '조선'을 합친 신조어로 요즘 20-30대 젊은층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라고 하지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팍팍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냉소적인 표현이 등장한 겁니다. 그래서 이민 계획을 세우는 젊은층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하는데, 오늘(17일) 탐사플러스에선 한국에 불어닥친 이른바 '헬조선 현상'을 심층점검해봤습니다.

정제윤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한 지도입니다. '대기업 성채'를 가기 위해선 출생의 문을 넘어 노예 전초지를 거쳐야 하고, 공무원 거점에 들어가기 위해선 '백수의 웅덩이'를 지나야 합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지옥 같은 한국의 상황을 풍자한 '헬조선 지옥불반도'입니다.

인터넷에서 젊은 층들이 우리나라를 혐오하는 게시물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한국을 '망한민국'이나 '헬조선'으로 빗대는 게시물은 물론, 이를 풍자한 게임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윤혁기/서울 서대문구 : 각박한 현실을 잘 반영한 거 같아서 되게 와닿는 게임인 거 같아요.]

최근 젊은 층에서 유행하고 있는 '흙수저 빙고 게임'입니다.

이 빙고판에서 자신에게 해당하는 항목이 일직선으로 5개가 연결되면 '빙고'가 되는 건데요. 한번 해볼까요?

집에 욕조가 없다. 집에 비데가 없다. 1년에 신발 한두 켤레로 버틴다. 집에 있는 TV가 브라운관이다. 차가 아예 없거나 있어도 연식이 7년 이상 됐다…

25개의 항목이 담긴 이 빙고판에서 빙고가 몇 줄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자신의 생활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병훈 교수/중앙대 사회학과 : 소위 삼포세대, 오포세대, 더 나아가서는 N포세대 모든 걸 포기하는 세대라고까지 얘기가 되는데 그들이 몸담고 있는 사회를 저주하게 만드는…]

실제 네티즌들은 얼마나 한국 사회에 불만을 가지고 있을까.

취재진은 국내 한 포털사이트와 함께 '헬조선 현상'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네티즌들의 90%가 2040, 젊은 층이었습니다.

'한국이 싫어서 다른 나라로의 이민을 생각해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2만 1천명의 응답자 중 88%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한국에 사는 게 힘들다고 느낀 이유로는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대형 사건사고나 정치적 문제 등으로 인한 '정부 불신'이 가장 컸습니다.

또 미래에 대한 불안, 취약한 근무환경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새미 리/호주 현지 이민 컨설턴트 : 가장 이민에 대한 열망이 높은 계층은 자녀가 하나 둘 있는 신혼부부들이 제일 크고, 20대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고요.]

한국이 부끄럽다고 느낀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93%가 그렇다고 답변했습니다.

부끄러운 이유에 대해선 정치불신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윤인진 교수/고려대 사회학과 : 단순하게 취업이라든가 이와 같은 물질적인 가치보다 청년들이 꿈꾸는 세계를 정치권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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