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는 어제(23일) 오전부터 오늘 새벽까지 해임건의안을 놓고 긴박하게 움직였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사상 초유의 국무위원 필리버스터까지 강행했지만 야 3당의 공조를 막지는 못했습니다.
김상진 기자가 긴박했던 국회의 하루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누리당은 어제 오전부터 계속 의원총회를 열었습니다.
김재수 농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상정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정세균 국회의장 (어제 오후 2시 30분) : 1차로 10시 30분, 또 오후 2시, 30분을 추가로 기다렸습니다만, 아직 아마 새누리당의 의원총회가 끝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정보다 4시간 뒤에 열린 국회 본회의.
평소에 짧았던 국무위원들의 대정부질문 답변이 확연히 길어지자 야당 의원들이 고성으로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장관이 국회를 무시하고 있어요.]
이른바 '국무위원 필리버스터'입니다.
의원의 질문 시간은 제한돼 있지만, 국무위원은 시간 제한 없이 답변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겁니다.
저녁 밥을 먹어야 한다며 정회도 요구했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어제 저녁 8시) : 국무위원들은 식사할 권리도 없어요?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국회가 이런 오점을 남기면 안 되죠.]
[정세균 국회의장 (어제 저녁 8시) : 어서가세요. 어서 빨리합시다. 의원들은 필리버스터를 할 권한이 있지만, 국무위원이 필리버스터를 할 권한이 없어요.]
30분 정회 이후 속개됐지만, 국무위원들의 필리버스터는 계속됐습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어젯밤 11시 30분) : 예를 들라고 하면 제가 한없이 들 수 있겠지만 이 정도로 해서. (성실하게 답변하세요.) 네 그래서.]
김재수 장관의 해임건의안 상정을 막기 위해 여당은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자정이 넘자 정세균 의장이 대정부질문을 종료시키고 다음 본회의를 곧바로 열었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오늘 새벽 0시) : 완전 사기 날치기입니다. 여러분.]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해임건의안은 상정됐고, 과반수인 야 3당 공조로 통과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