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 처벌이 잇단 범죄 만들었다' 지적도
[앵커]
주차권을 팔겠다고 접근한 뒤 돈만 챙겨 사라진 '주차권 사기범'. 저희가 보도해 드린 적이 있었는데, 최근 또 똑같은 주차권 사기를 쳐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두 차례 재판을 받았지만, 그때마다 법원은 비슷한 전과가 없고 반성하고 있다며 솜망방이 처벌을 내렸습니다.
함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직장인 A씨는 지난 3월 네이버 중고거래 카페에 회사 인근 주차권을 사고싶단 글을 올렸습니다.
글을 올리자마자 이모 씨가 시세보다 절반이나 싸게 주차권을 팔겠다고 접근했습니다.
[A씨/주차권 피해자 : 굉장히 능숙하게 폼(양식)을 보내더라고요. 당당하게 '못 믿겠으면 지금 바로 환불해주겠다.']
그리고 연락이 끊겼습니다.
지난 2월부터 경찰서에 신고된 피해만 25건, 피해액은 천만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씨는 2년 전 JTBC가 보도했던 바로 그 주차권 사기꾼이었습니다.
이씨는 주차권 사기로 90명 넘는 피해자에게서 3660여만원을 가로챈 뒤 도박에 탕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지난해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해자 92명 중 10명과 합의했다" "반성하고 있고, 동종 범죄 전력이 없다"며 6개월을 감형했습니다.
피해자들의 배상신청은 재판 지연이 우려된다며 각하했습니다.
4개월 뒤 남부지법에서도 15명에게 주차권 사기를 쳐 600만원 가까이 빼앗은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남부지법도 "반성하고 있다"며 "이 사건 범행 이전에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는 는 이유였습니다.
남부지법은 수원지법 판결 이전에 있던 범죄여서 처벌 전력이 없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 대범한 범죄자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조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