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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이슬람 시아파 최대 행사 '아슈라' 진행|아침& 세계

입력 2020-09-01 08:30 수정 2020-09-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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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 진행 : 이정헌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문가의 깊이 있는 분석과 함께 전해 드리는 아침& 세계 시간입니다. 현지 시간 지난달 29일 밤부터 30일까지 이라크와 이란 등지에서 이슬람 시아파의 최대 종교 행사인 '아슈라'가 진행됐습니다.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성지로 꼽히는 이라크 남부 카르 발라에 수많은 순례자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서기 680년 시아파 초기 지도자인 이맘 후세인이 수니파에게 살해된 날을 추모하는 행사인 '아슈라'를 치르기 위해서입니다. 해마다 수백만 명이 모이면서 압사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참여자가 다소 줄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체온을 재는 등 방역 수칙을 지키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순례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하니 아메드/'아슈라' 참여 순례자 : (행사가 치러지는 곳에서) 소독을 하고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는 등 위기관리위원회에서 나온 방역 지침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슈라'에 참여한 순례자들은 자신의 몸을 때리고 채찍질 하는 의식도 함께 치릅니다. 칼로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서 피를 흘리기도 합니다. 이맘 후세인의 고통을 함께 느끼고 그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의 의미를 담은 추모 방식입니다. 사상자가 나오면서 정부가 자제를 촉구했지만 여전히 일부 순례자들은 이같은 의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격정적인 의식을 치르면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이라크 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시아파 국가 이란과 예멘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사나 지역에서도 '아슈라' 행사가 대규모로 열렸습니다. 각지에서 모인 시아파 순례자들은 이맘 후세인을 상징하는 깃발을 흔들면서 추모 의식을 치렀습니다. 이슬람 시아파 만의 종교 행사인 '아슈라'는 이슬람 종파 분리와 갈등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 보겠습니다. 장지향 아산 정책 연구원 중동 센터장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센터장님, 안녕하십니까?
 
  • 종교행사 아슈라가 시작된 이유가 수니파와 시아파의 갈등 때문이라고요?

    네, 맞습니다. 지금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 가운데 수니는 다수파로서 85% 정도를 차지하고요. 대부분 아랍민족이고 사우디가 대표국을 자처합니다. 한편 이 시아파는 소수파라 한 15% 정도를 차지하고 이란이 종주국이고 페르시아민족이죠. 물론 아랍 민족인 이라크 바레인에서도 다수파가 시아파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시아파는 소수파이다 보니까 정통성 콤플렉스가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만의 의식이나 이런 스토리텔링을 굉장히 중요시하죠. 그래서 예를 들면 아슈라 같은 경우도 이슬람을 만든 예언자 무하마드가 죽고 나서 후계자를 선정을 안 했거든요. 그런데 85%를 차지하는 수니 다수파들은 그러면 후계자는 선출을 하자라고 했지만 시아파는 아니다, 직계 혈통만이 후계자의 자격이 있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바로 이때의 직계 혈통이 4대 칼리프 알리의 아들인 후세인이 수니파에 의해서 정말 잔인하게 찢겨 죽임을 당했다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이 후세인의 고통을 기리자라고 하면서 이슬람력 첫달인 1월 10일 둘째날에 이 시아파들은 맨살에 쇠사슬을 치면서 휘두르는 의식을 거행을 하고 이런 고통을 통해서 연대의식을 이렇게 고취를 하고 우리가 소수이지만 그래도 굉장히 종교적으로 정통성이 있다라는 것을 강조하는데 사실 옆에서 지켜보면 약간 무섭기는 합니다.


  • 그동안 중동 분쟁의 고질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던 것이 바로 종파 갈등이잖아요. 이렇게 오랜 기간 이 갈등이 봉합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저는 위정자들, 특히 권위주의라는 리더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오히려 이 갈등을 부추기고 선동하고 조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앞서 말씀드린 수니, 시아 갈등이 사실 1400년 전으로 기원이 올라가거든요. 하지만 그 많은 시간 동안 갈등이 지속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냥 우리나라 지역 감정처럼 현대에 들어와서 이 정치 세력 간의 갈등을 통해서 편을 일부러 나누고 자기 세력 결집을 위해서 인위적으로 이렇게 조작한 결과인데 이렇게 갈등이 악화된 시기가 냉전 이후입니다. 그러니까 문명충돌론을 썼던 새뮤얼 헌팅턴이라는 교수도 사실 냉전 이전에는 이슬람 문명 내에서 협력이 수니, 시아 갈등이 아닌 협력이 발견됐었다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1980년대 이란, 이라크전도 종파와 전혀 상관없이 반미, 친미 입장에 따라서 이란인 시아파 종주국을 수니파 다수인 아랍 국가들이 많이 지지를 했습니다. 그런데 냉전 이후에 이제 외부의 적이 불분명해지면서 다시 한 번 권위주의적인 위정자들이 새로운 분할, 분열의 정치 대상이 필요했었고 그래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새삼스럽게 종파 갈등을 굉장히 부추긴 것이죠.


  • 최근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가 수교를 했고요. 사우디아라비아도 이스라엘과의 수교에 긍정적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속도를 내고 있는 중동 평화협약이 종파 갈등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중동의 역학 구도를 어느 정도나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계세요?

    저는 그야말로 지금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었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종교, 종파별 갈등의 정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거라고 보고 있거든요. 사실 우리가 중동정치 하면 무슨 시리아, 리비아, 예멘에서 내전이 일어나고 터키 성소피아성당을 모스크로 전환을 하고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폭발 참사가 일어나고 정말 어지럽고 우울한 소식밖에 없었는데 정말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이 타이밍을 교묘히 노렸다라는 생각이 들고 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코로나 무능이라고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왜 하필 지금 저걸 발표를 했을까라는 노림수, 정치적인 노림수가 보이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껏 아랍 국가들에게 이 팔레스타인 문제는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적으로 자기 편이라는 아랍 쪽이라는 이유만으로 수니파라는 이유만으로 그냥 보듬어안아야 되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해야 되는 문제였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팔레스타인 자체 정부 내에서 부정부패, 권위주의적인 정국 운영, 시민사회 탄압, 무능에 대한 비판을 금기시됐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약자인 팔레스타인에 대한 비판은 정당성이 떨어지는 거고 도덕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랍 국가 내 수니파 내 합의였지만 이제 UAE나 사우디 같은 걸프 산유 왕정들이 아니다, 우리도 세계적인 기준, 국제기준에 맞는 이런 개혁 개방도 하고 외교정책 또한 종파, 종교가 아닌 국제사회의 원칙에 맞게 실리를 추구하자라고 하면서 기존의 입장에서 180도 바뀌는 전환을 보여줬습니다.


알겠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이었습니다. 민족적, 정치적 이유 등이 얽히고 설켜 세계의 화약고라는 오명이 붙은 중동. 그 배경에 무엇보다도 종교 갈등이 크게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려 1400년을 이어온 뿌리 깊은종교 갈등을 끝내고 화합과 공존의 길을 모색할 수 있을지 중동의 변화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아침& 세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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