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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후 70년 국제질서·미국 외교정책 뒤흔든 반란자"

입력 2017-12-29 14:31

NYT, 첫해 트럼프 외교정책 평가…맥매스터 "실용적 현실주의"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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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첫해 트럼프 외교정책 평가…맥매스터 "실용적 현실주의" 옹호

"트럼프, 전후 70년 국제질서·미국 외교정책 뒤흔든 반란자"

지난 7월 미국 합동참모본부의 한 회의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핵심 참모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국제 외교, 안보, 경제 현안 등을 '스터디'하기 위해 소집됐다.

이 자리에서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차 세계대전 이후 수립된 국제질서 속에서 미국이 경제, 안보 등의 면에서 다른 국가들에 어떤 의무를 지니고 있는지를 이해시키려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50분간 브리핑을 찬찬히 듣고 난 뒤 오히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방위비 분담 문제, 한국 등과의 무역협정 조건 등에 대해 따져 물은 뒤 이렇게 선언했다고 한다.

"전후(postwar) 국제질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반란을 일으키는 자 트럼프, 70년 미국 외교정책과 절교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의 취임 첫해 외교정책을 되짚으며 마치 전후 70년의 국제질서를 뒤엎는 것 같았던 트럼프 대통령의 일화들을 여럿 소개했다.

우선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 수호의 '첨병' 역할을 자임해 온 대표적 기구, 즉 나토를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은 처음부터 남달랐다.

그는 지난 5월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새로 건립된 나토 본부 준공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동맹국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한 두 보좌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반질반질 윤이 나는 새 나토 건물 바닥과 반짝이는 유리 벽을 마치 '부동산 개발업자'의 눈으로 살피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전부 유리네. 폭탄 한 방이면 가겠어."

'열 받은' 트럼프는 곧이어 나토 회원국 정상들을 앞에 놓고 한 연설에서 "나토의 새 본부를 짓는 데 어디에 얼마가 들었는지 한 번도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 회원국들이 각 회원국의 의무에 부합하도록 공정한 몫의 방위비 분담금을 내야 한다며 방위비 분담금을 늘릴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후로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뿐 아니라 유엔에 대한 미국의 분담금도 너무 많다며 대폭 삭감 계획을 밝히고 한국 등에 대해서도 안보비용 분담을 요구하는가 하면, 자유무역협정(FTA) 파기까지 위협하는 등 철저한 손익계산 행보를 보여왔다.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독특한 그의 캐릭터 때문에 외국 지도자들과 얽힌 일화도 많았다. 특히 각국 지도자들은 트럼프라는 인물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애를 먹곤 했다.

대표적 케이스가 바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불화'다.

메르켈 총리가 4연임에 성공했을 때 세계를 분열시키는 자(트럼프)와 서방 자유세계의 마지막 수호자(메르켈)의 구도로 둘을 대비시켰다.

실제 두 사람의 대립은 첫 통화에서부터 불거졌다. 당시 통화에서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 독일 측을 당황하게 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후에 벌어졌다. 이후 백악관에서 독일 정부에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난체하듯 가르치려 해 불쾌했다'는 식으로 항의해 온 것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메르켈 총리를 만났을 당시 기자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메르켈 총리와 악수조차 하지 않았다.

메르켈 총리도 트럼프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며 지난 5월 이렇게 재차 강조했다. "남들을 온전히 의지할 수 있는 시대는 어느 정도 지나갔다. 우리 유럽의 운명은 우리 손에 달렸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이후 미국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자유민주적이면서도 룰에 기반한 세계질서를 수호하는, 믿을 만한 '닻'의 역할에서 점점 더 국내적인 것을 지향하고 예측할 수 없는 존재로서 미국을 바라보게 됐다는 것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비정통' 접근법이 자신을 포함한 모두를 '컴포트 존'(comfort zone)에서 빠져나오도록 했다"면서도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고립주의'가 아닌 '실용적 현실주의'라고 옹호했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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