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경석/인천시 서창동 : 사실 무척 소모품 같습니다. 비정규직이란 것은 제가 겪어본 바로는 어쨌건 평생직장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계약직으로 들어갔던 첫 직장을 1년 만에 그만둔 28살 정경석 씨였습니다. 올 상반기 20대 청년실업자가 통계청이 통계를 잡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41만 명을 기록했다는 소식을 어제(26일) 전해드렸는데요. 그나마 그 취업자 가운데 1/3은 이렇게 계약직이란 통계도 있습니다. 청년 실업자가 증가한 건 경기침체로 일자리 자체가 줄기도 했지만, 임시직이나 계약직으로 취업했다가, 장씨처럼 '소모품'이 되기 싫어 다시 취업전선으로 돌아오는 20대가 그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청년실업 문제는 일자리의 양뿐 아니라 질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그런데 오늘 정부가 내놓은 청년고용대책에는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해 보입니다. 공공과 민간에서 총 20만개의 일자리 '기회'를 만들겠다는 건데요, 정규직 일자리 창출 목표는 7만5천여 개에 불과하고, 그나마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정엽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공공부문을 앞세워 청년 고용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교직원 명예퇴직을 늘려 1만 5천여 명을 신규 채용하고, 포괄간호서비스를 조기 도입해 1만명을 늘리는 등 공공 부문에서 총 4만여 개의 청년 일자리를 내후년까지 만들기로 했습니다.
민간의 경우 청년 고용을 늘리면 보조금을 주는 방식 등으로 2만 5천여 개의 청년일자리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밖에 12만 5천여 명에게 인턴과 직업 훈련 등 일자리를 얻을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정작 정규직 일자리 창출 목표는 7만 5천여 개에 불과한 겁니다.
[홍성걸 교수/국민대 행정정책학부 : 20만개다 30만개다, 이런 식이죠. 개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질적인 게 문제죠, 조금 더 정부가 솔직해져야지요.]
민간 기업들이 고용지원금을 준다고 실제로 신규 채용을 늘릴지도 불투명합니다.
재계는 이른바 정리해고 요건 완화 등 노동시장 개편이 돼야 신규 채용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노동계도 실효성 없는 재탕 삼탕의 정책이라고 반발합니다.
일자리 기회 20만개라는 장밋빛 목표보다 꽉 닫힌 노사 간 대화부터 재개하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