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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인사 놓고 여야 갈등 격화…빨간불 켜진 '협치'

입력 2017-05-29 18:01 수정 2017-05-2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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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9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임시 국회가 열렸는데요, 야권의 반발로 결국 총리 인준은 또 미뤄지게 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양해해달라는 뜻을 밝혔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냉담한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국민의당에선 보다 전향적인 입장이 나왔는데요. 오늘 야당 발제에서 총리와 내각 인선을 둘러싼 갈등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청와대 인선발표 (지난 10일) : 새정부 첫 인사를 제가 직접 국민들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낙연 전남지사를 지명합니다. 협치행정, 또 탕평인사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네, 불과 19일 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총리 후보자를 발표했을 때, 야권에서도 반응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추가로 발표된 인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민 여론은 물론, 야권에서도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았죠. 심지어 문 대통령의 파격 인사와 정책 집행에 대해 한 야당 의원은 이런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이혜훈/바른정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지난 17일) : 저는 굉장히 잘하시는 것 같아요. 솔직한 말씀으로 무서워요. 너무 잘해서.]

하지만 허니문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총리 인준부터 심각하게 삐걱대고 말았죠. 발목을 잡은 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약속했던 인사 원칙이었습니다.

[병역면탈,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위장전입, 논문표절의 5대 비리 행위자는 고위공직 임용에서 철저히 배제하겠습니다.]

특히 위장전입 문제가 논란이 됐습니다. 야권은 총리 인준을 거부하고 나섰고, 비서실장이 결국 고개를 숙였습니다.

[임종석/청와대 비서실장 (지난 26일) : 선거 캠페인과 국정운영이라는 현실의 무게가 기계적으로 같을 수는 없다는 점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사태가 수습되기는커녕 더 악화됐습니다. 야권은 인사원칙이 대통령의 공약집에도 담겨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오전에 있었던 원내대표 회동에서도 야권은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대통령 되신 이후에도 소통을 강조하시면서 임해 오셨다고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결자해지의 모습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주실 것을…]

[김동철/국민의당 원내대표 : 5대 비리 전력자 원천 배제라고 하는 국민에 대한 약속에 대해서 지금 상황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대통령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고 계시지 않습니다.]

[주호영/바른정당 원내대표 : 공약할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면 어떤 사정이 다르고 왜 지킬 수 없는지 그것을 책임 있는 분이 직접 이야기를 해야 하겠다…]

하지만 청와대는 정면 돌파 의지가 강했습니다. 여론이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오늘 오전에 나온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통령의 지지율이 84.1%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이낙연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에 대해 72.4%가 찬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그러나 야권의 반발은 더 거세졌습니다. 비교적 우호적인 편이었던 정의당까지 직접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표 : 야당은 대통령 공약이 실현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국민을 대신해서 대통령에게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민과 야당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다운 모습입니다.]

사실상 국회 내에 우군이 하나도 없는 상황. 청와대는 전병헌 정무수석을 통해 장관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2005년 7월 이후 위장전입자는 인사에서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새로운 원칙을 제안했습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도 오후에 "양해해달라"며 유감의 뜻을 에둘러 밝혔죠. 이제 공은 국회로 다시 넘어오게 됐습니다. 이번 사태로 협치에는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오늘 열린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도 야당은 총공세를 펼쳤습니다.

[서훈/국가정보원장 후보자 : 조금 뭐 말씀드릴 기회를 주신다면 이 대공수사권 국정원에…(아니, 설명을 제가 들을 시간은 안 되지 않습니까?)]

[이완영/자유한국당 의원 : 자, 지금 여기에 대통령의 공약에 나온 대공수사권, 국가경찰에 맡기겠다, 이걸 이행하실 겁니까?]

[서훈/국가정보원장 후보자 : 그 부분은 그 여러 가지 차원의 문제가 있습니다. (비껴가시려 그러지 마시고요.)]

네, 이완영 의원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요즘 자유한국당 청문 위원들이 항의 문자를 자주 받는다는데요, 이완영 의원은 일찍이 경험했던 일이죠.

[이완영/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12월 14일) : 자녀나 부모가 자기와 견해가 다르다고 그렇게 육두문자로 쓰는지 묻고 싶습니다. 18원 후원금을 몇 백 명이 저한테 넣고…아니, 마무리하게 해주세요. 영수증을 달라 하고 또다시 18원을 보내달라는 말도 있습니다.]

자, 어쨌든 야당은 오늘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대통령의 양해 발언과 총리 인준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첫 임시 국회부터 삐걱대면서, 앞으로 일자리 추경이나 개혁 입법 처리 등에서도 난항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자.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기운 달 보며 맹세한 그 약속도
이젠 달만 아는 그런 얘긴 건가요
그대도 웃고 나도 웃던 날들도
이제 돌아갈 수 없죠

참깨와 솜사탕의 '여기까진가요'입니다. 최근의 인사 파동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야권에 "양해해 달라"는 뜻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야권, 특히 자유한국당에는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기류가 강한 편입니다. 협치와 대결의 갈림길에서 대통령과 야권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인사 갈등 격화 … 협치 '적신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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