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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조직 잡고 보니 '충격'

입력 2014-11-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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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축은행 등 대부업체를 사칭해 금품을 가로채는 금융전화사기 수법을 개발한 '원조격' 보이스피싱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이슈격파 이주찬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주찬 기자, 이번에 적발된 일당들이 보이스 피싱의 상징으로 통하는 '김미영 팀장'의 장본인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휴대전화로 '김미영 팀장입니다'로 시작하는 문자메시지, 시청자분들도 받아 본 경험 많이 있을텐데요.

바로 보이스 피싱 메시지입니다.

개그프로그램에서도 패러디 소재가 됐을 만큼 자주 접할 수 있었던 보이스 피싱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김미영 팀장'의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은 이 조직의 총책이 보이스 피싱 등을 수사했던 전직 경찰관이라는 점인데요.

42살 박모 전 경위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쌓았던 수사 노하우를 살려 범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자신의 특기를 살린 셈인데 살려도 너무 살려, 그것도 잘못된 방향으로 살려서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었습니다.

[앵커]

전직 경찰관이 보이스 피싱의 원조격이고 최근까지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사실이 충격적인데, 총책인 박 모 전 경위는 어쩌다가 범행을 저지르게 됐나요?

[기자]

검찰에 적발된 박 씨는 아주 유능한 경찰관이었습니다.

1995년 순경으로 임용된 뒤 각종 사건을 처리하며 경사로 특진했고요, 이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전화사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면서 간부인 경위로 또 특진했습니다.

그러다 경찰에 임용된 지 13년만인 2008년 형사 처벌을 받을 처지에 놓인 지인에게 가짜 증거를 만들어 준게 들통나 불구속 기소된 뒤 해임됐습니다.

[앵커]

그렇게 해임 되자마자 자신이 쌓은 노하우를 살려 범죄에 가담하게 된 것인가요?

[기자]

바로 범행을 한 것은 아니고요,

해임된 뒤 박 씨는 직장을 구했지만 당연히 어려웠고요, 1년 가량 국내에서 사업을 구상했지만 이 역시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러다 과거 자신이 처벌했던 전화사기범의 제안을 받고 2010년 중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이곳에서 소액결제 음란전화 서비스 사기를 벌였지만 벌이가 신통치 않았고,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사이버범죄 수사 경험을 살려 신종 전화사기극을 기획해 2011년 11월부터 최근까지 3년동안 범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앵커]

김미영 팀장이라는 전화나 메시지 저도 받아본 기억이 많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범행을 저질렀나요?

[기자]

박 씨는 중국 해커들로부터 국내 저축은행 12곳의 대출 거부자 명단을 사들였습니다.

대출이 거부된 피해자들만 노리는 '맞춤형 사기극'을 준비한 건데요.

대출이 거부됐다가 다시 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으니 당연히 의심 없이 순순히 범행에 응해주게 된 것입니다.

특히 돈을 보내도록 유도하는 전화 상담사역할을 과거 박 씨 자신이 수사했던 직업소개소 사장을 통해 한국 내 술집 종업원들을 시켰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전화는 중국 옌벤 사투리를 쓰는 조선족이 거는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그나마 의심할 수 있었는데 이 때부터 처음으로 한국인이 전화를 걸기 시작했고, 바로 '김미영 팀장'의 실체 였던 겁니다.

범행 수법도 아주 치밀했는데요, 대출을 거부당한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주겠으니 인지대나 보증보험료, 예치금을 보내달라, 대출 후 돌려주겠다며 받은 돈은 무려 2만여 명에게 실제로는 400억 원에 이른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저축은행인 것 처럼 앞자리가 1588이나 1666 등인 번호를 사용해 콜센터와 계좌를 가장했구요.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는 피해자들에게는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에서 내려 받은 저축은행 상담 직원들의 사진을 이용해 위조한 신분증 사본을 팩스로 보내 주기도 했습니다.

[앵커]

날로 지능화된 사기 수법에는 전직 경찰관이 있었군요, 보이스피싱 범죄를 당하지 않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가장 중요한 것은 메시지나 전화로 걸려오는 어떤 대출 권유도 일단 무시해야 합니다.

박 씨 등도 행정부처가 만든 보이스피싱 방지 대책 문건을 입수해 이를 역이용하는 새로운 범행수법을 개발하기도 했거든요, 그런 뒤 상황별 대처요령을 신입 조직원들에게 철저히 교육시킨 뒤 투입한 만큼, 아무리 절실해도 업체 직원들과 직접 상담을 통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가족이 납치됐다는 전화 등은 놀랄 수 밖에 없지만 사기 가능성을 떠올리면서 침착하게 대처해게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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