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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때마다 조마조마…국내서도 '이슬람 혐오' 확산

입력 2015-11-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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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테러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무슬림에 대해 막연하게 혐오하고 증오하는 분위기가 국내에서 또 퍼지고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이슬람인들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김진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종 말살해야 한다"
"무슬림 씨를 말려야 한다"

파리와 말리 테러가 벌어진 후 인터넷을 뒤덮은 악성 댓글입니다.

이슬람 여성 나심은 최근 들어 집 밖에 나가는 게 부담스럽습니다.

[나심/사우디아라비아 출신 :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히잡을 쓴 저를 빤히 쳐다보더라고요. 당황스럽고 불편했어요.]

잠깐을 걸어도 쳐다보고 수군거리고, 또 손가락질을 하기도 합니다.

이슬람 출신 노동자들도 한국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습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노동자 : 지금 테러를 하고 있어서 우리 이슬람이라고 얘기하기 좀 어려워요. 이슬람이라고 얘기하면 또 나쁘게 생각하고 있어서.]

테러 전부터 이슬람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술탄/파키스탄 출신 : 돼지고기 안 먹어요. 물어봐요. 왜 안 먹어요. 맛있어요. 계속 말해서 기분 나빠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약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석사까지 받은 자파르존.

[자파르존/우즈베키스탄 출신 : 그런 걸 제가 숨기지는 않습니다. 왜냐면 이슬람교를 갖고 있다고 해서 제가 무슨 쑥스럽거나, 죄를 짓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를 불러주는 회사는 한 군데도 없었습니다.

[자파르존/우즈베키스탄 출신 : 원래는 서류전형이고 면접이 돼 있어요, 하지만 연락도 없었어요.]

국내 이슬람 인구는 13만5000명. 이들은 테러가 터질 때마다 조마조마합니다. 테러리스트로 바라보는 시선 때문입니다.

지난 2013년 방글라데시에서 온 A씨는 불법체류자 단속을 피하려다 두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 : (조사관이) 테러리스트 아니야? (너) 나쁜 사람이야.]

하지만 증거는 없었고 테러리스트라던 얘기는 슬그머니 들어갔습니다.

[섹알마문/이주노동자노조 부위원장 : 테러리스트면 이 친구를 나중에 어떤 절차를 밟고 그래야 하는데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요.]

테러를 직접 겪은 프랑스 파리 시내 한복판.

눈을 가린 무슬림 청년이 자신은 테러범이 아니라며 프리허그에 나섰고, 많은 시민들이 호응했습니다.

이슬람 역시 극단주의 테러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라는 겁니다.

[김수완 교수/한국외대 중동문제연구소 : IS의 기본 전략은 칼리프 제국을 설립하기 위한 명분에 반대하는 모든 무슬림은 무자비하게 살상해도 된다는 저의가 깔려 있는 거죠.]

[정상률 교수/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 : 우리가 혐오증을 일으키면 그쪽에서도 당연히 혐오증을 일으키거든요.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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