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단체인 주교회의 산하 위원회가 국사교과서의 국정화 추진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진보적 성향의 종교인들이 입장을 밝힌 것과는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어 파장이 예상됩니다.
이상복 기자입니다.
[기자]
"가톨릭 교회는 정부와 지도자를 존중합니다. 그렇다고 국가의 모든 행위가 정당화되진 않습니다. 국정화로 교과서를 독점하겠다는 건 민주주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입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오늘(19일) 오후 발표한 성명서 내용입니다.
위원회는 "한국사 교과서를 정부가 보급하는 건 권위주의 시절의 사고와 맞닿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거치지 않고 졸속 추진되고 있는 만큼 국정화 정책을 거두고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의하자고 했습니다.
[김유정 신부/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국가권력의 범위와 한계를 설정해야 합니다.]
염수정 추기경 등 39명으로 구성된 주교회의는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기구입니다.
그 산하인 정의평화위원회는 사회 문제를 주로 다루는 사회주교위원회에 속해 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 진보적 성향의 단체가 공식 기구가 아닌 점과 대비됩니다
따라서 이번 성명은 천주교가 교단 차원의 입장을 밝힌 걸로 해석됩니다.
[이영식/주교회의 미디어부장 : 주교님들이 다 합의해서 성명을 내는 거기 때문에 (주교회의의) 전체 의견이라고 보면 됩니다.]
국정교과서 대표집필자로 선정됐던 교수가 최근 불미스런 일로 사퇴한 데 이어 종교계까지 공식 반대에 나서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