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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이낙연 총리 인준안 진통 끝 통과…정국은 '급랭'

입력 2017-05-31 17:58 수정 2017-05-31 22:16

자유한국당은 표결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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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표결 불참

[앵커]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인준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이 강력히 반발하는 등 후유증이 큰데요.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습니다. 오늘(31일) 야당 발제에서는 긴박하게 돌아간 국회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네, 이낙연 총리 인준안은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표결에 불참했고 바른정당이 당론으로 반대표를 던졌지만 찬성 164표, 반대 20표로 인준안은 가결됐습니다.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던 국민의당의 상당수가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새 정부의 첫 총리 인준안은 많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인준안이 처리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있었죠. 특히 한국당은 수위를 한 단계씩 높여가면서 반대 여론전을 펼쳤습니다.

자, 첫 번째 단계는 '대국민 호소문'이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아침 9시도 안 된 이른 시간에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새 정부의 원만한 출발과 진정한 협치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은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이낙연 후보자의 총리 지명 철회를 요구합니다.]

자, 두 번째 단계, 퇴장입니다. 청문보고서는 오늘 오전에 열린 청문특위에서 가까스로 채택됐습니다. 하지만 한국당은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고 결국 퇴장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야당도 보고서 채택에는 응했지만, 대통령을 향해서는 쓴소리를 했습니다.

[이철희/더불어민주당 의원 : 야당도 협치 해서 국민들이 좀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주는 게 저희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이태규/국민의당 의원 : 그냥 의사일정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여기서 중단될 이유는 없다. 다만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는 굉장히 바람직하지 않다.]

[경대수/자유한국당 의원 : 철회되어야 된다. 오늘은 하면 안 된다. 그런 게 저희 당 입장이라는 걸 밝힙니다. 가부 의사 표현 없이 퇴장할 수밖에 없음을 밝히고 퇴장하겠습니다.]

보고서가 채택되자 한국당은 압박 강도를 한 단계 더 높였습니다. 바로 '항의 방문'이었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상정 자체를 막기 위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압박했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오늘 그 안건 상정이 만약 된다고 한다면 좀 강행의 의미가 있고…야당과 좀 의견을 교환해주셨으면 좋겠다.]

자, 그런데 국회의장 압박 카드는 한국당에게는 익숙한 편이죠. 여당 시절에는 대표가 의장 사퇴를 요구하면서 단식을 한 적도 있습니다.

[이정현/무소속 의원 (지난해 9월 28일) :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저에게 지혜를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의 뜻에…제가 끝까지 남아서 정세균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할 때까지 단식을 계속하겠습니다.]

자, 그러나 의장 압박 카드는 이번에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렇게 피켓 시위를 펼치기도 했는데요. 결국 표결은 진행이 됐습니다.

표결 절차가 준비에 들어가자 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마지막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바로 보이콧입니다.

[정세균/국회의장 : 그러면…자, 의원님들 자리 앉아주시기 바라고 좀 조용히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국무총리 이낙연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정성호 위원장 나오셔서 심사경과를 보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민주당으로 가세요! 이게 협치입니까! 안됩니다! 새 정부 첫 인사부터 이렇게 할 겁니까!"

한국당은 불참했지만, 다른 야당의 협조로 결국 인준안은 처리됐습니다. 한국당은 오늘 이후 전면 투쟁 모드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돌이켜보면 대통령과 한국당이 분위기가 좋았을 때도 말 속에는 날카로운 뼈가 있었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19일) : 어저께 제가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를 부르지 않아서 혹시 대통령께서 레이저를 쏘신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만… 앞으로 또 협조할 때 협조하고 이렇게 뻣뻣하게 버틸 때는 버티도록 그렇게 하겠습니다.]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 (지난 19일) : 예,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뭐…묻지마 협조, 뭐 그렇게 구하지는 않겠습니다. 충분히 설명 또 드리고…]

한국당은 남아있는 청문회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래서 총리 인준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국민의당의 입장에 관심이 쏠립니다. 그런데 국민의당은 "총리와 장관은 다르게 대응한다"는 분위기입니다.

[김유정/국민의당 대변인 (어제) : 국민의당은 대승적 차원에서 총리를 인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단이 장관 후보자들의 흠결까지 눈 감는 면죄부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둡니다.]

[박주선/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 국민의당이 어렵게 결단해 국정 안정의 길을 열었으면 대통령은 진정한 사과와 변화의 의지로 화답을 해야 합니다.]

이번 총리 인준 과정에서 국민의당은 '캐스팅 보트'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만약에 국민의당마저 협조하지 않는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조각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그대 손을 놓아요
이제 더 이상 잡지 말아요
나는 그대 세상 밖으로 떠나가고 싶을 뿐
그대를 놓고 싶을 뿐

그네와 꽃의 '그댈 놓아요'입니다. 총리 인준안은 진통 끝에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정국은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특히 한국당은 이제 협치의 손을 완전히 놓은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당은 정부가 먼저 손을 놓았다고 주장합니다. 어쨌든 새 정부가 출범한 지 3주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이 요청했던 '협치'는 실종 상태가 됐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이낙연 총리 인준안 진통 끝 통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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