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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분당 현실로…비박계 34명, '집단 탈당' 결의

입력 2016-12-21 18:51 수정 2016-12-2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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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의 분당이 현실이 됐습니다. 비박계 의원 34명이 오는 27일 집단 탈당하기로 결의했습니다. 탈당 규모는 줄어들기보다는 더 늘어날 전망인데요, 친박계는 이에대해 독설을 퍼붓고 있습니다.

오늘(21일) 여당 발제에선 현실화 된 새누리당의 분당 사태가 몰고올 정치적 파장을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친박과 비박이 결국 갈라서게 됐습니다. 비박계 34명이 탈당을 결행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날짜도 잡혔습니다. 다음주 화요일, 12월 27일입니다.

[황영철 의원/새누리당 : 저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친박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새 출발을 하기로 다짐하였습니다. 저희들의 분당 결행은 27일 하겠습니다.]

사실 새누리당의 분당 사태는 이미 예견됐던 일입니다. 대통령 탄핵 사태로 한 차례 내홍을 겪었고, 원내대표로 친박 인사가 선출되면서 갈등이 격화됐습니다. 여기에 최후의 카드였던 '유승민 비대위원장'마저 무산되면서 비박계가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습니다.

특히 탈당 여부를 놓고 견해 차이를 드러냈던 두 사람,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어젯밤 동반 탈당에 전격 합의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유승민 의원/새누리당 : 새누리당 안에서는 보수개혁, 보수혁명을 통한 정치혁명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국민들께서 다시 마음을 둘 수 있고 저희들 자식들한테도 떳떳할 수 있는 그런 보수를 새로 시작하기 위해서 밖으로 나가겠다는 그런 결심을 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새누리당 : 저희들이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서 먼저 국민 여러분들께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합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해서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들을 실망시켰습니다. 저희들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합니다.]

비박계가 탈당 시점을 27일로 잡은 건, 남은 기간 동안 더 많은 의원들을 규합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로 범친박계나 중도파 의원들 중에도 탈당을 고민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미 탈당한 김용태 의원은 비박 신당에 합류하기로 했고, 원희룡 제주지사도 동참하겠다는 뜻을 알려왔습니다. 비박계에서는 "많게는 40명 이상 동반 탈당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비박계의 집단 행동이 시작되자, 친박계는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특히 탈당을 주도한 김무성, 유승민 의원이 주요 타깃이었습니다.

[서청원 의원/새누리당 (어제) : 투사인 것처럼, 영웅인 것처럼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당에 공존한다는 건 쉽지 않은 거야. 이해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 식으로 정치를 하면 안 된다 이거지. 분당이 무슨 분당이야. 탈당해서 당 만들면 되는 거지.]

정우택 원내대표는 유승민 의원을 끝까지 설득하는 모양새를 취했습니다. 주특기인 '문전박대' 신공이 또 나왔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새누리당 : 저, 미안하지만 회의 중이신 것 같으니까 쪽지라도 넣어서 제가 좀 왔다고 말씀 좀 드려주세요. 그러면 내가 좀 기다릴까요? 어떻게 할까? 바로 쪽지 좀 넣어주시죠.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렇게 노력했지만 결국 비박계가 당을 깼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연출된 장면이란 해석이 많았습니다. 유승민 의원이 따끔하게 한 마디 쏘아붙였습니다.

[유승민 의원/새누리당 : (정우택 원내대표가 오늘 만나자고 아까 올라와서 기다리신다고 하던데…) 정치를 좀 진심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정 원내대표도 돌변했습니다. 유승민 의원을 향해 "가짜 보수다" "인륜을 어겼다" 이런 거친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새누리당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정통 보수 세력들은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소위 이 포장된 가짜 보수라는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탄핵을 통해서 우리 보수 쪽은 굉장히 인륜이랄까, 이런 것을 많이 강조하는데 그런 점에서는 올바르게 행동하지 못했다.]

이제 새누리당은 이른바 친박당과 비박당으로 나눠지게 됐습니다. 비박당은 '빅텐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보수 신당을 만들어서, 반기문, 손학규, 김종인 등 '제3지대'에 있는 세력들을 끌어안겠다는 겁니다.

반면, 제대로된 대선주자가 한 명도 없는 친박당은 이른바 '위장이혼'을 주장합니다. 비박당이 생기더라도 결국 대선 전에 다시 합쳐지지 않겠느냐는 전망, 혹은 기대입니다.

[정우택 원내대표/새누리당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위장이혼이라도 해서 좀 각자 방향을 좀 가다가 역시 큰 카테고리는 보수라는 가치 개념에 같이 일치하거든요. 대통령 선거 때는 우리가 의기투합해서 보수의 세력을, 보수의 정권 재창출을 이뤄나가자, 그것도 저는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고요.]

오늘은 시 한 편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시를 만났을 때.

차악 - 오은

보이는 병과 보이지 않는 병
들리는 욕설과 들리지 않는 욕설
읽히는 표정과 읽히지 않는 표정
나쁘거나 덜 나쁘거나
더 나쁘거나 다 나쁘다

오은 시인의 '차악'이라는 시입니다. 친박과 비박이 결국 갈라서게 됐습니다. 서로 자신들이 "진짜 보수"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들 눈엔 ''나쁘거나 덜 나쁘거나' 정도로만 비칠 뿐입니다.

또 다시 '차악'을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 새누리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이 구절에 좀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더 나쁘거나 다 나쁘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새누리 비박계, 27일 집단 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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