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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한 경제] '동전 없는 사회' 진짜 오나…어떤 모습?

입력 2016-02-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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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은행이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동전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아주 실현 불가능한 얘기도 아닙니다. 동전이 없는 사회, 어떤 모습일까요. 함께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꼼꼼한 경제 이새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스웨덴 등 일부 국가에서 이미 현실이 되고 있는 현금 없는 사회.

시민들에게 100원짜리 10개와, 1000원짜리 지폐 한장 중, 어떤 걸 택할지 물었습니다.

[이민정/경기 용인시 죽전동 : 천원이요. 얘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되잖아요.]

[손상희/서울 증산동 : 들고 다닐 때 우선 가볍고 소리 안 나고 지갑에 잘 들어가고…]

질문에 답한 시민 전원이 지폐를 택했습니다.

이렇게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점과, 액면가보다 비싼 제조비용이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는 배경입니다.

[박종남 과장/한국은행 : 10원짜리 하나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액면가의 세네 배 정도, 30~40원 소요됩니다. 실제 유통이 활발하지 않은 것이 문제입니다.]

현금을 대체할 결제 수단은 빠르게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동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립니다.

[원소강/서울 성산동 : 불편한 건 없지 않아요? 지금은 카드로 결제하는 것도 많고요.]

[이학윤/서울 가산동 : 길거리 음식은 현금으로 받는 데도 많고 구멍가게 같은 경우도요.]

또 다른 변화도 예상됩니다.

거래단위가 차츰 간소해지면 자연스럽게 리디노미네이션이 올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에서 나옵니다.

리디노미네이션의 본래 의미는 화폐의 실질 가치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액면 단위만 낮추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1000원짜리 지폐 한장의 액면 단위가 1로, 만원짜리는 10으로 바뀌는 겁니다.

[오정근/건국대 특임교수 : 동전을 안 쓰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 건 크게 보면 화폐 단위를 줄이는 것이고 물가 상승보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0'이 너무 많이 붙다 보니 이미 일상에선 자생적인 리디노미네이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욱진/카페 점장 : 사람들이 알아보기가 더 편하고요. 요즘은 거의 10원짜리나 50원짜리는 많이 안 가지고 다니니까요.]

다른 나라들 사정은 어떨까요.

2005년 리라화 단위를 백만분의 1로 줄였던 터키는 성공 사례로 꼽힙니다.

터키 정부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폐 디자인과 그림은 그대로 쓰고 '0' 6개만 뺐습니다.

[알파고 시나씨/지한통신 한국특파원 : (정부가) 국민에게 자신감을 줬어요. 이제 우리 경제가 튼튼하다고. 외국 자본에다 우리 경제 튼튼하니 투자하라는 일종의 PR로도 생각되고요.]

그러나 모든 화폐개혁이 성공한 건 아닙니다.

돈의 가치가 폭락해 빵 하나에 1조 짐바브웨달러를 써야 했던 짐바브웨는 화폐개혁을 세 차례 단행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ATM이나 소프트웨어 교체 비용, 또 심리적 불안감에 따른 투기 등 부작용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어쩌면 멀지않은 미래에 이 화폐들을 박물관에서만 볼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 전에 화폐의 존재 가치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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