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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북핵협상 '큰 틀' 유지할 듯…북미대화 연기하며 '속도조절'

입력 2018-11-07 15:12

하원 장악한 민주, '견제' 나설 듯…대화 동력·속도 둔화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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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장악한 민주, '견제' 나설 듯…대화 동력·속도 둔화 관측

미 북핵협상 '큰 틀' 유지할 듯…북미대화 연기하며 '속도조절'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정책의 앞날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 떠오를 지 주목된다.

민주당의 하원 장악으로 귀결될 것으로 예측되는 이번 선거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야당의 견제가 강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후반기의 대북정책 기조가 '변곡점'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미 관계는 지난해 '화염과 분노'로 대변된 일촉즉발의 대치 상황으로 치달았다가 올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180도 급반전을 이룬 상태이다.

당장 중간선거 직후인 오는 8일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북미고위급 회담이 개최, 지난달 7일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이후 답보상태를 보여온 북미 대화가 본격적으로 재개된다. 5개월 만에 이뤄지는 '폼페이오-김영철 뉴욕 라인'의 재가동은 내년 초 북미 정상의 '2차 핵 담판'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일단 하원의 지형재편이 큰 틀의 한반도 정책 방향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가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관여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외교적 해법을 주창해온 민주당 간에 간극이 크게 없어진데다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선(先)비핵화-후(後)제재해제' 원칙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의 의회 독식 구도가 붕괴, 트럼프 행정부의 전반적인 국정운영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리게 되면서 북미 대화의 동력도 다소 약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당초 2차 북미정상회담의 중간선거 전 조기 개최를 희망하며 서두르려고 했던 데도 이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2인자급'에서 진행 중이던 북미대화 일정이 연기돼 그 배경과 향후 협상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애초부터 중간선거 이후로 일정이 잡혔고 선거결과도 상당부분 예측됐다는 점에서 이를 중간선거 결과와 연결하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는 중간선거 예측조사 결과가 나온 6일(현지시간) 자정께, 오는 8일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국무부는 특별히 연기 배경을 밝히지 않았으나, 검증-제재완화를 둘러싼 이견조율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국무부는 추후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혀, 대화의 문은 분명히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서로의 일정이 허락될 때 회담 일정이 다시 잡힐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조야에서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번 북미고위급 회담의 구체적 성과가 미미할 경우 민주당을 중심으로 의회 내에서부터 트럼프식 대북 협상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어 보인다.

이 경우 내년 초로 예정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추동력도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외교적 해결이라는 지향점은 공유하면서도 하원에서의 수적 우위를 발판으로 각종 청문회 개최 및 의회 보고 절차 카드 등을 꺼내 북미 협상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기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민주당이 반(反) 트럼프 전선을 구축해가는 과정에서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가시적 성과가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관여 드라이브에 '브레이크'를 걸려고 할 공산이 작지 않다는 관측인 셈이다.

이렇게 되면 톱다운 방식으로 이뤄져 온 현 비핵화 협상의 전반적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등과 같이 예산이 수반되는 사안의 경우 민주당이 하원의 예산권을 카드로 쥐고 '힘'을 행사할 수 있다.

더욱이 북미가 다시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은 가운데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조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이 얻어낸 것 없이 '양보'만 했다는 여론이 형성될 경우 의회 차원의 견제구가 한층 강화될 수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독식했던 집권 전반기 때와는 달리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 의회를 무시한 채 '마이웨이'를 이어가는데 대한 현실적,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제재완화 문제의 경우 행정명령 등 대통령의 면제(웨이버) 권한 내에서 할 수 있지만, 의회와의 협의를 완전히 건너뛰고 간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더욱이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 '뜸 들이기' 등으로 북미 협상이 지지부진할 경우 미국 내 회의론이 고조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선거 전 '관리 국면'에서 탈피, 대북 강경론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재선 가도에서 대북 문제를 주요 외교적 성과의 하나로 부각하려고 할 가능성이 큰 만큼, 급격한 정책 변화를 꾀하기보다는 현재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려 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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