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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저임금·폭행…IT업계 곳곳에 '양진호'

입력 2018-11-14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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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어제(13일) 저희 코너에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회장에 대한 공익제보자의 폭로 내용 전해드렸죠. 사실 양 회장의 각종 의혹이 제기된 것도 직원 폭행 등 갑질 폭로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갑질, 비단 양 회장만의 만행이 아니었습니다. 어제 국회에서 IT노동자들의 직장 갑질 폭행 피해 사례 보고가 있었는데요. 충격적인 증언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모 IT 스타트업에서 2년 반동안 일한 김현우 씨 회사에서 숙식해라, 학업을 포기해라 강요했고 심지어 직원이 골프채로 맞기까지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현우/IT기업 직장 갑질·폭행 피해자 (음성대역) : 개인적인 물품을 소유할 수 없게 했는데 사비로 미니선풍기 샀다는 이유로 입술에 피가 터지게 맞았습니다. 한 사원은 셔츠 색상을 잘못 입고 출근했다는 이유로 대표에게 골프채로 맞았고, 동료의 뺨을 주먹으로 치라고 시키기도 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일했는데 그동안 받은 돈은 고작 15만원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L마트에서 일하다가 폭행을 당했다는 양도수 씨는 수십명의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황당한 것은 마트 측이 가해자 2명을 다시 복귀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고는 다시 이들을 복귀시킨 건 물론이고, 양씨 근처에 재배치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사장이 남성 직원 성기나 여성 직원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볼에 뽀뽀를 시키는 등 성추행을 일삼는 곳도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IT업계, 갑질이 만연한 것일까요?

[정연아/IT노조 조직국장 (정치부회의와 통화) : 업계 특성상, 이직은 많고 아까 말했듯이 불법·불공정도 많고 원래는 하면 안 되는 불법 파견도 많이 있어요. 노동자는 불법적인 요소와 무기한 공정, 야근에 계속 노출돼 있으니까 그 정도는 힘들다는 이야기도 안 하고 그 정도 일이 있어서는 뭐 그냥 참아버리는 거죠. 이 과정 속에서 일을 시키려고 하니까 폭력, 폭언, 협박은 기본으로 깔리고 개인이 이걸 상대해야 되니까 어디 가서 의논할 데도 없고 그러니까 다 참아요.]

어제 간담회에는 교육콘텐츠 업체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다가 올해 초 목숨을 끊은 고 장민순씨의 언니 장향미씨도 참석했습니다. 상급자가 장민순씨에게 업무가 끝난 후에도 자아비판이나 반성문 형식의 업무보고를 제출하도록 했고 채식주의자인데도 육식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는데요. 심지어 46주동안 주 12시간 이상의 근무했다고 합니다. 동생의 죽음 이후 언니는 1인시위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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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는 게 다들 너무 두렵잖아.

오늘 일이 해결이 안 된 상태로 자고 일어나면

마법처럼 어떤 요정이 모든 암흑들을

사라지게 해 준다든지 그런 일이 없잖아.

내일 또 일어나도 내가 해결해야 되는 일이니까…

답을 찾지 못하는 날들이 너무 계속돼서

답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

(화면제공 : 공인단기·스콜레 디자이너 과로자살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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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IT업계 노동자들이 갑질과 과로로 힘들어할 때 고용노동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정연아/IT노조 조직국장 (정치부회의와 통화) : 너무 장기간이 되니까, 그리고 이 분의(동생의) 우울증이 너무 심해지고 못 일어나니까 언니가 고용노동청에 근로감독을 요청했단 말이에요. 했는데 그쪽에서는 '올해 나갈 TO는 다 찼다. 내년에 다른 회사 나갈 일 있으면 같이 묶어서 나갈게'라고 했어요. 언니가 기자회견을 하니까 기자회견하는 날 근로감독 정도가 아니라 압수수색이 들어왔어요, 아예. 그러니까 이 분이 말씀하시는 건 할 수 있었다, 사람을 살릴 수 있었고 그랬는데 고용노동부는 무엇을 하느냐, 라는 제기예요.]

현재 국회에는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으로 불리는 법이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 환노위는 통과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법사위에 계류돼 있는데요. 이번에는 법이 통과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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