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정원보다 무섭다" 말못하는 납품업체…규제 사각지대

입력 2014-11-11 22:09 수정 2014-11-11 22:5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 문제를 취재한 이새누리 기자가 옆에 나와 있습니다.

보통 대기업의 하청업체를 벤더라고 하더군요, 유통업계에서 벤더는 어떤 역할을 합니까?

[기자]

마트 벤더들은 납품업체에서 물건을 받아서 대형마트에 넘기는 중간 유통업체입니다.

대형마트 바이어들과 직접적인 상담기회조차 없는 중소업체들은 벤더를 통해 납품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앵커]

엄밀히 말하면 벤더도 마트 입장에선 을인데, 벤더가 이렇게 힘이 세질 수도 있나 보죠?

[기자]

대형마트 점포 수가 늘면서 벤더 몸집도 덩달아 커졌는데요.

대형마트는 상품군별로 1~3개 벤더를 관리합니다. 그만큼 대형마트에 대한 벤더의 충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일부 벤더사는 대형마트 출신이 직접 운영하고 있어서 유착관계가 더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할인 비용을 다 떠넘기는 것도 그래서 가능한가 보죠?

[기자]

마트에선 특히 판촉이나 할인행사를 많이 합니다.

벤더는 그럴 때마다 마트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평상시 마진율을 그대로 적용해서 물품을 공급합니다.

대신 줄어든 이익은 그대로 납품업체에 고스란히 전가하는 겁니다.

[앵커]

대형유통사 불공정행위를 고치려고 대규모유통업법도 만들어 시행 중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계속되는 이유, 뭐라고 봐야 합니까?

[기자]

결론적으로 대규모유통업법은 거래당사자가 대상이라서 대형마트와 벤더의 거래에만 적용됩니다.

다시 말해 벤더와 거래하고 있는 납품업체 사이에는 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납품업체는 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입니다.

[앵커]

그런데 납품업체들은 이런 사각지대 속에서 피해를 받으면서도, 알려지길 원치 않죠? 피해를 입을까 봐.

[기자]

네, 취재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건 피해 당사자를 섭외하는 거였습니다.

인터뷰 요청만 하면 다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냥 입 다물고 사는 게 상책이다" 이렇게 말하는 분도 계셨고요. "마트나 벤더가 국정원보다 무섭다"든가 "신고하면 폐업을 각오해야 한다" 이렇게 얘기할 정도로 혹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극도로 몸을 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실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있죠?

[기자]

네, 불공정 거래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묵인한다"고 답한 경우가 56%로 절반이 넘었습니다.

[앵커]

결국 납품업체들은 반강제로 비용을 떠안고 있는 건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기자]

우선 이 같은 잘못된 관행을 고치려면 현행법부터 바꾸는 것이 순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종하/중소기업중앙회 차장 : 대형마트에 실제로 납품하는 업체에 대금을 직접지불해주는 제도가 어떨까 생각하고요. 제도적으로 대규모유통업법 적용받는 대상에 납품하는 업체를 포함하는 방법이 어떨까.]

[앵커]

대규모유통업법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면, 벤더 밑의 다른 업체들과의 관계도 이 법에 포함시키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일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실질적인 거래 관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런 얘기였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새누리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관련기사

[단독] 고객 횡포와 회사 압박에…상담원 극단적 선택 또 '갑의 횡포'…가맹점주에 간접광고비 떠넘긴 포베이 쌀국수 포베이, '갑의 횡포'…가맹점에 PPL 비용 떠넘겨 '임신 순번제'에 우는 간호사들…중절 수술까지 강요 피팅 강요·성추행…반발하면 패션업계서 '축출' 당하기도 고객도 회사도 '갑'…이리저리 치이는 고객센터 상담원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