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반기문 "정치의 벽이 아직 높고, 이해도가 낮았다"

입력 2017-02-02 11:41

"대통합, 시간 제약 많고 힘에 부쳤다"

"인명진, 진보냐 보수냐 물어와 당황"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대통합, 시간 제약 많고 힘에 부쳤다"

"인명진, 진보냐 보수냐 물어와 당황"

반기문 "정치의 벽이 아직 높고, 이해도가 낮았다"


반기문 "정치의 벽이 아직 높고, 이해도가 낮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일 전날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것과 관련, "가만 보니 벽이 아직 높고 이해도가 낮았다"고 토로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정당인도 아니고 정식 후보도 아닌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 비전이나 식견으로 한번 해보겠다 한 것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 3주간 정치인들을 쭉 만나보니 그분들이 생각하는 게 전부 다르고 그걸 한 군데 끌어모아서 대통합을 이루는 게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며 "상당한 동력을 가지고 밀어붙여야되는데 생각이 다르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시간을 소비하기에는 내가 힘이 부치고, 시간은 많이 제약된다는 그런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고 불출마의 계기를 밝혔다.

또 "(정치인들을) 한 시간, 두 시간 만나고 나오면 별로 손에 잡히는게 없고 그분들 생각이 상당히 복잡하다"며 "저는 원래 태생이 상당히 순수, 단순하고 아주 직선적"이라며 정치인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특히 지난 1일 새누리당을 예방했을 때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만난 것과 관련, "(인 위원장이) 수인사도 끝나기 전에 앉자마자 보수주의자냐, 진보주의자냐 물어서 당황했다"며 "진보적 보수주의자 주장이 논란을 일으켰는데 그게 논란인지 알 수 없다. 물론 사람 생각에 따라 보수나 진보적인 생각을 하지만 이런 걸 확연하게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건 결과적으로 국민 양 진영으로 나눈다"고 당시의 불쾌함을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 "저의 경우 두 차례 이야기했지만 누가 뭐래도 시장경제나 민주주의 대한민국, 안보 면에서 확고한 보수주의다. 제가 공직생활 36년을 했는데 아주 확고한 보수주의적인 분위기 하에서 공직 생활을 했다"면서도 "그러나 총장 10년은 제가 상당히 진보적 사람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유엔의 일 자체가 어려운 사람, 약자와 대화한 게 10년간의 일이다. 그러니 나는 보수주의자지만 진보적인 일도 많이 했다"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은 "저를 감동 시키는 것은 길을 가다가 많은 사람이 알아보고 손을 잡고 '나라를 구해달라. 어렵다. 이래선 안 된다' 등 여러 말을 해왔다. 그 사람들이 좋은 직장 다니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고 순수한 필부들이었다. 이분들 위해서라도 중도포기해선 안 되겠다고 그때마다 마음 굳게 먹었다"며 "많은 사람이 포기를 생각했는데 제가 그래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정치를 움직이는 건 정치인이다. 정치인이 더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기존 정당에 들어가는 것은 제약이 있었다. 왜냐하면 제일 큰 정당이라고 하는 새누리당이 우선 분열됐고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그다음의 초이스(선택)는 별로 없었다"며 "그래서 뜻을 같이하는 중립적이고 개혁성향을 가진 분과 힘을 합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많은 사람들이 그 방향으로 권고했다. 그게 옳은 방향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시간을 가지고 노력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후 정치인과의 협력에 대해 "정치 활동은 국내에 있으면서도 좀 자제하려고 한다. 저는 제가 대선 꿈을 접었으니까 좀 더 중도적인 입장에서 제가 지켜보고 하겠다"고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뉴시스)

관련기사

반기문 빠진 대선판도…긴급 여론조사 실시, 결과는? 반기문, 예고없이 던진 불출마 선언…"기존 정치 실망" 지지율 하락·연대 실패…반기문 불출마, 진짜 이유는? 반기문 불출마 결정, 캠프 참모들도 TV 보고 알았다 "반기문 불출마 결단 존중"…정치권 대선판도 셈법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