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스파이크든, 블로킹이든, 득점에 성공한 뒤 선수들이 한껏 표출하는 세리머니. 배구의 묘미죠. 최근 대한항공의 파멜 모로즈의 가세로 배구 코트는 세리머니 경연장으로 바뀌었습니다.
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항공 모로즈는 스파이크보다 세리머니가 더 강렬합니다.
공격에 성공한 뒤 울퉁불퉁 알통을 자랑하고, 손을 귀에 갖다대며 헐크 호건 흉내도 냅니다.
배구에서 세리머니는 선수들의 숨은 끼가 드러나는 장기자랑과 같습니다.
현대캐피탈 오레올은 보디빌더 시늉을, 한국전력 방신봉은 신나는 댄스를, 대한항공 전진용은 동료의 주먹을 입으로 깨무는 익살을 부립니다.
과장된 몸짓, 단순히 기뻐서 이러는 건 아닙니다.
몸싸움이 없는 배구 특성상 상대의 기를 죽이고, 동료들의 기를 살리는 방법 중에 세리머니만한 게 없습니다.
하지만 넘지 않아야 할 선도 있습니다.
상대팀을 직접 자극해선 안 됩니다.
그래서 하나같이 네트를 등지고 세리머니를 펼칩니다.
보는 것만으로 재미있고 흥겨운 세리머니. 그러나 그 속엔 선수들의 또다른 노림수가 숨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