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허용량의 110년치 방사능이…죽음의 땅, 후쿠시마를 가다

입력 2013-09-17 21:4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 문제. 비단 일본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걱정거리가 됐습니다. 어제(16일)는 태풍 '마니'로 인해 폭우가 쏟아지면서 빗물과 뒤섞인 오염수 일부를 바다로 방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대체 언제쯤이면 아베 총리가 장담한대로 후쿠시마 원전은 완전히 통제될 수 있을까요. JTBC 취재진이 방호복을 입고 원전의 가장 가까운 지역까지 접근해봤습니다.

김현기 특파원, 일반인은 못 들어가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이번 취재에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기자]

네, 현재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약 20km 안쪽 마을들은 출입이 원천적으로 통제되고 있는데요, 저희 취재진은 미리 후쿠시마현에서 특별허가를 받아서 비교적 자유롭게 취재 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방사능 수치가 여전히 높다고 들었습니다. 안전장치는 잘 갖추고 들어갔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원전에서 약 20km 떨어진 지점부터는 방호복을 입지 않고는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방호복 외에 마스크와 모자, 장갑을 끼고 들어갔는데요, 장갑의 경우 면 장갑을 먼저 끼고요, 그 위로 또 고무장갑을 두개 더 껴야 할 정도였습니다.

자, 그러면 후쿠시마 일대가 아직도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제가 현지에서 취재한 리포트를 통해 확인해보시죠.

+++

3.11 동일본대지진과 그에 따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일어난 지 2년 반.

취재진이 지난 13일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약 20km 떨어진 나미에마치 방사능 검사장에서 방호복으로 갈아입고 원전 방향으로 출발하자마자 방사능 수치가 급상승하기 시작합니다.

일반인의 시간당 방사능 피폭 허용기준치는 약 0.19 마이크로시버트. 순식간에 기준치의 45배에 달하는 8.61까지 올라갑니다.

원전 부근 방사능 수치는 밤이 돼 원전 옆 6번 국도 부근을 지날때 무려 시간당 21마이크로시버트까지 치솟았습니다.

연간 방사능 피폭허용치로 환산하면 무려 110년치에 달합니다.

여기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불과 1km 가량 떨어진 오쿠마마치입니다.

특별허가를 얻어 차량으로 가장 근접할 수 있는 곳까지 와 있는데요, 제가 갖고 있는 방사능측정기는 높은 방사능으로 인해 계속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반경 2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마을은 현재 거주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원전에서 8km 떨어진 나미에마치역 앞 거리, 폐허가 된 집과 상점들, 인적이 사라진 거리에는 황색 신호등만 점멸합니다.

마치 시간이 멈춰 선 듯 합니다.

번화했던 역 앞 거리는 유령도시로 변했습니다.

이렇듯 사람들이 살기를 포기한 마을에는 새로운 주인이 등장했습니다.

인적이 끊긴 이곳 원전주변 마을에는 야생동물들이 빈번히 출몰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경계할 필요가 없어진 야생 원숭이가 민가와 상점을 접수하고 야생 맷돼지가 마을을 여유롭게 활보합니다.

[와타나베 세이도/동물구호본부 수의사 : 멧돼지·살쾡이·들쥐 등 야생동물의 증가가 원전마을 구역 내에서 눈에 띄는 상황입니다.]

원전에서 북쪽으로 불과 3km 가량 떨어진 후타바마치 큰 길가 옆 초원에는 피폭당한 소 20여 마리가 한가로이 거닐고 있습니다.

식용으로 내다팔순 없지만 소 주인이 멀쩡히 살아있는 소들을 도살 처분하라는 정부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겁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생명의 낙원'이라 불리는 이 초원, 후쿠시마의 비극은 지금 이 순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ok 전세계 우려에도 후쿠시마 어민들 "다시 수산물 잡겠다" IAEA 총회, 일본 원전오염수 문제에 초점 18호 태풍 '마니' 일본 강타…원전 오염수 바다로 방류 일본인 64.4% "오염수 문제 없다는 아베 말 못 믿어" 임내현 "후쿠시마 원전사고후 8000t 수산물 국내유입"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