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폭풍전야' 그리스…불안감에 은행·주유소 앞 장사진

입력 2015-06-30 21:01 수정 2015-07-06 23:3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정치권이 이러고 있는 사이에 바깥에선 악재가 몇 가지 도사리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전해드릴 몇 가지 소식은 문제는 경제다…라는 주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스는 오늘(30일) 날짜로 만기가 돌아온 채무를 아직 갚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디폴트, 즉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질 거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불안해진 시민들은 은행 현금입출금기와 주유소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소식, 먼저 그리스 아테네에 가 있는 고정애 특파원 연결해서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 특파원, 일단 국제통화금융기구 IMF에 돈을 갚아야 할 만기가 30일, 그러니까 오늘이죠. 이 돈을 아직 안 갚았다고 하는데, 그럼 그리스가 디폴트 상태에 접어든 걸로 봐야 됩니까?

[기자]

네. 원래 오늘까지 IMF에 16억 유로, 우리 돈 2조원 정도를 갚아야 하는데요.

만기를 연장해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그리스 정부는 이 돈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정확히는 디폴트로 보긴 어렵습니다. 현재 상태는 일종의 체납에 해당하고요.

다음달 20일에 유럽중앙은행인 ECB에 갚아야 하는 35억 유로의 만기가 또 돌아오는데, 이 돈까지 못내면 명확한 디폴트에 해당한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합니다.

[앵커]

다음달 20일이 관건이 될 수 있을 것 같군요. 디폴트 위기로 그리스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한다고 들었습니다. 사재기도 판친다는데, 실제로 가서 보니 어떻습니까?

[기자]

제가 어제 오후 아테네에 도착했는데요. 예금 인출을 전면 금지했다가 오후부터 현금입출금기에서 60유로, 우리 돈 7만 5천원 정도씩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입출금기 앞에 줄을 선 시민들을 만나봤는데요.

한 여성은 당장 방세나 공과금을 내야 하는데 매일 60유로씩 찾아서 어떻게 다 낼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습니다.

또 연금생활자라는 한 노인은 카드가 없어서 은행에 넣어둔 돈을 전혀 찾을 수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불안감 때문인지 주유소에도 차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름을 넣거나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수퍼마켓 진열대도 많이 비어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리스 사태의 향방은 내달 5일, 즉 오는 일요일에 실시될 국민투표에 달려 있다고 들었습니다. 채권단이 추가 구제금융을 위해 제시한 조건, 그러니까 긴축안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국민들에게 묻는 건데, 우선 긴축안의 내용은 뭡니까?

[기자]

공무원 임금을 삭감하고 연금을 줄이며 세금을 올리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재정을 건전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건데요.

그리스의 재정 건전성을 높이지 않으면 구제금융을 추가로 줘봤자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근거에서입니다.

하지만 그 같은 긴축은 국민들의 고통 분담을 요구합니다.

그리스의 집권 여당인 시리자는 실제로 긴축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고 지난 총선에서 승리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채권단의 긴축안을 받아들일 경우 집권한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반대 입장을 내줄 것을 기대하는 겁니다.

그러면 채권단과 추후 협상을 할 때도 "국민들이 반대해서 추가 긴축은 어렵다"고 주장해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한편 채권단이 일부 내용을 수정한 긴축안을 어제 새롭게 제시해 그리스 정부가 검토 중이라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현재 그리스 민심은 어떻습니까. 긴축안 찬성과 반대, 어느 쪽이 우세합니까?

[기자]

어제 아테네의 신타크마 광장에선 긴축안 반대를 지지하는 집회가 열렸는데, 광장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약 2만명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오늘은 긴축안 찬성파의 집회가 예정돼 있어서 인파가 얼마나 몰릴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47.2%가 찬성, 33%가 반대 의사를 밝힌 걸로 나왔는데요.

아직까진 찬성 여론이 더 높지만 사태의 추이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곳에 사는 한국 교민 한분의 말을 들었는데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긴축안 찬반을 놓고 학생들이 토론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투표용지가 공개됐는데 논란이 불거졌다고요. 보통 찬성-반대 이렇게 가는데, 반대-찬성 이렇게 돼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투표 용지는 반대가 위에, 찬성이 아래에 있습니다.

반대 답변을 더 많이 유도하기 위한 그리스 정부의 꼼수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련기사

그리스 디폴트 위기…뉴욕증시 등 주요 지수에 타격 그리스발 악재에 국내 증시 출렁…유럽 수출 악영향 총리 "개혁안 수용하면 사퇴"… 채권단 "거부하면 유로존 퇴출" 벌써 전염? 푸에르토리코 7월 1일 디폴트 위기 그리스 구제금융 반대 시위 속 S&P,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정크 등급'으로 강등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