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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뉴스] '나의 살던 고향'에 바친 교수의 연극무대

입력 2015-07-2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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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대학 교수가 자신의 고향인 산골 마을을 돌며 연극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마을 주민들의 얼굴엔 오랜만에 웃음꽃이 폈는데요. 오늘(24일) 힐링 뉴스는 이 교수의 유별난 고향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지리산 자락 가장 깊숙이 자리잡은 산골마을에 콧수염까지 한 그 옛날 추억의 변사가 등장합니다.

해방 이후 인기를 끌었던 '검사와 여선생'이 시작되자 모두들 숨을 죽인 채 흑백 무성영화에 빠져듭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민 검사가 조금 있다가 얼굴을 내밀 겁니다. 바로 이분이 민 검사.]

오로지 변사의 육성으로만 전개되는 무성영화.

변화무쌍한 목소리에 매료된 관객들은 막이 내릴 때까지 웃고 울기를 반복합니다.

[홍수덕/하동군 화개면 의신마을 : 옛날에 우리가 그걸 보려고 숨어서 다니다가 보고 오면 골목에서 작대기 들고 쫓아오던 그런 생각이 나네요.]

영화가 끝나자마자 이번에는 변사가 거지로 변신합니다.

신명나는 각설이 타령이 울려 퍼지고 산골마을 주민들의 웃음소리는 늦은 밤까지 멈추지 않습니다.

[클 '거'자 지혜 '지'자 큰 지혜. 큰 지혜를 추구하는 그런 '거지'랍니다.]

[정춘자/하동군 화개면 의신마을 : 이런 것 안 보다가 보니까 너무너무 기분 좋았어요. 그래서 각설이 아저씨 돈도 만원 줬어요. 사람 된 도리가 그게 아니잖아요.]

이 모든 무대는 한 대학교수의 고향 사랑에서 비롯됐습니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고향 마을을 위해 순회공연에 나선 겁니다.

대학 시절부터 취미로 시작한 연극이 이제는 수준급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4년 전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원숭이 분장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용우 면장/하동군 화개면 : 하동 시장 (공연)의 경우에는 지역에서는 센세이션이라 할까요? 상당히 획기적이었죠.]

자신의 재능으로 남을 기쁘게 하는 일이 즐거움이라는 한상덕 교수.

올해 고향마을 순회공연을 끝내고 나면 또 다른 목표에 도전합니다.

[한상덕 교수/경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 이곳저곳 마을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적당하게 짐만 풀 수 있는 장소만 된다면 관객이 두 명이든 세 명이든지 자유롭게 연극을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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