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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턱밑까지 쫓아온 홍준표…국민의힘 '경선룰' 갈등

입력 2021-08-31 17:39 수정 2021-09-0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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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준표 의원의 추격이 매섭습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에 일부 조사에서는 거의 근접한 건데요. 상승세를 탄 홍 의원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도입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죠. 반면 윤 전 총장은 어제(30일), 오늘 이틀 동안 충청도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짚어봅니다.

[기자]

여기 여론조사 추이 그래프가 있습니다. 8월 한 달 동안 여론조사 결과를 선 그래프로 나타낸 건데요. 한쪽은 확연한 하락세, 다른 한쪽은 상승세입니다. 이 분은 30%대에서 시작해 25.9%까지 내려왔죠. 반면 추격자는 10%대에서 20%대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열혈 정회원분들이라면 두 사람이 누군지 바로 짐작이 가시겠죠.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은 이 여론조사 결과의 주인공 2명인데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윤석열 전 총장보다는 홍준표 후보님과 유승민 후보님이 남을 것이다, 결국에는 토론회를 가면 갈수록 윤석열 전 총장은 약해질 것이고) (결국엔 2강 구조가 될 것 같다…) 본인의 꿈이겠죠. (결국에는 윤석열 전 총장보다 토론회 가면 갈수록 두각을 나타낼 것이다. 홍준표 후보가.) 제가 답변하기가 곤란하네요. 답변하기 곤란하네.]

홍 의원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범보수권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에서 윤 전 총장을 거의 턱끝까지 쫓아왔습니다. 특히 보수층 지지율의 변화가 눈에 띄는데요. 지난 20~21일 조사에선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보수층이 45.9%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10% 포인트 넘게 떨어진 35.4%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홍 의원은 8% 포인트 이상 올랐는데요. 윤 전 총장에게 등 돌린 보수층 상당수가 홍 의원에게 넘어간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아지면서 더욱 예민해지는 문제가 있죠.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여부입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금 이제 후보 간에 지지율이 좁혀지기 때문에 더 역선택 문제가 중요해졌어요. 예민해지고 중요해지고 더 나아가서 이것이 결과에 이제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게 됐거든요.]

당 지도부도 더 이상 역선택 방지 문제는 언급을 꺼릴 정도인데요. 그만큼 역선택이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겠죠. 경선준비위원회가 마련한 기존 룰에는 역선택 방지 조항이 없습니다. 홍 의원은 틈날 때마다 역선택 방지 없이 기존안대로 가야 한다고 외치고 있는데요. 여권 지지층이 자신을 지지한다고 응답하는 건 역선택이 아니라 확장성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무슨 대통령선거가 골목대장 뽑는 선거로 착각을 하고 있어요. 당은 마음에 들지 않으나 후보는 마음에 든다는 그 논리는 역선택 논리가 아니고 확장성 논리입니다. 그걸 다시 논의한다는 자체가 경선을 깨자는 것밖에 안 돼요.]

전통적으로 진보·여권 성향이 짙은 지역이죠. 호남입니다. 홍 의원, 최근 호남에서 지지율이 올랐는데요. 이 역시 역선택이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홍 의원 아내의 고향, 전라북도 부안입니다. 자신이 호남의 사위라고 강조하면서 지역 맞춤형 공약을 내놨기 때문에 지지율이 올랐다고 주장했는데요. 과거 무용담도 한 몫 했다고 자부했습니다.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TV홍카콜라') : 91년 3월부터 92년 8월까지 광주 살면서 호남 깡패들 소탕을 내 싹 다 했어요. 광주 가면 충양로를 가면 상인들 사이에서는 홍준표는 전설입니다. 제가 광주지검을 떠날 때 그분들이 상인회 대표가 제 검사실로 와서 전별금까지 나는 처음 봤습니다.]

자신감이 붙은 홍 의원, 내친 김에 MZ세대의 표심 잡기에도 나섰는데요.

[홍준표/국민의힘 의원 (지난 29일 / 페이스북 / 음성대역) : 민준아! 캠프 올 때 민지도 데리고 같이 와라. 민준이는 우리 캠프 많이 오는데 민지는 아직도 머뭇 거리고 망설이고 있다.]

갑자기 웬 민준이, 민지 타령이냐고요? 저도 처음엔 어리둥절했는데요. 이 동영상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MZ세대를 위해 윤석열과 함께! 바꿔봅시다! 대한민국! 윤 전 총장이 최근 공개한 '민지야 부탁해'라는 동영상입니다. 여기서 '민지'는 MZ세대를 친근하게 일컫는 말입니다. MZ세대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캠페인 성격의 내용인데요. 윤석열이 민지를 부르는데 홍준표라고 가만히 있을 순 없었나 봅니다. 홍 의원도 이걸 보고 따라서 민지를 소환한 것 같은데요. MZ세대 남성은 민준이, 여성은 민지라고 칭했군요. 홍 의원에 대한 MZ세대 여성들의 선호도는 남성들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데요. 민준이에게 민지도 데려오라고 한 건 2030 여성 표심을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 같습니다. 반면 위기에 내몰린 윤석열 전 총장, 민지는 일단 두고 중원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 등록이 시작된 어제부터 충청권 1박 2일 유세 일정을 잡았죠. 무엇보다 자신이 충청의 아들임을 강조했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저는 500년 조상의 고향인 충청의 피를 타고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조국 사건과 갖은 정권비리 사건 수사하는 것과 관련해서 온갖 압력과 핍박을 이겨내고 국민들의 이 부름을 받은 것은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속으로 뜨거운 충청의 피를 타고난 때문이 아닐까…]

직접 '충청 대망론'을 띄우기도 했는데요. 충청의 중용 정신을 높이 평가하며 환심을 샀습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어제) : 충청대망론은 충청인들이 이권을 얻고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충청인들이 가지고 있는 중용과 화합의 정신으로 국민을 통합해서 우리 국가 발전에 어떤 주력이 되자…]

오늘은 충북 옥천에 있는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방문했습니다. 충청 민심에 더해 정통 보수 지지층의 표심까지 공략한 행보로 보입니다.

[윤석열/전 검찰총장 : 우리 육영수 여사님에 대해서는 당시를 기억하는 어느 대한민국 국민도 비판하거나 이런 분들이 없습니다. 저 역시도 오래전 일이지만 우리 여사님의 낮은 곳을 향한 그 어진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고 오래오래 잊혀지지 않습니다.]

지난 이틀 윤 전 총장이 현장을 방문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 가지 든 생각은요. 이른바 '황제 의전 주의보'입니다. 최근 강성국 법무부 차관의 '무릎 우산 의전'이 논란이 됐었죠. 윤 전 총장은 이를 의식한 듯 일정 내내 비가 내렸지만 직접 우산을 쓰고 다녔는데요. 주변 관계자들도 과잉 의전을 경계했습니다.

[후보님! 우산을 옆으로 하셔야지~ 얼굴이 반이 가려져가지고요. 들어주시진 마시고요!]

윤 전 총장, 빗줄기가 잠깐 약해졌을 때는 아예 우산을 접고 비를 맞기도 했습니다. 기자들과 질의 응답도 직접 우산을 들거나 비를 맞으면서 진행했습니다. 자신은 그 누구와는 달리 권위를 내려놨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었겠죠. 홍준표 의원도 윤 전 총장에 질 수 없었나 봅니다. 강 차관의 과잉 의전 사진을 가리켜 "문재인 정권 5년이 평가되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자신이 우산을 들고 어머니와 함께 길을 걷는 사진을 내세웠습니다. "국민은 비오는 날 이렇게 모시고 가는 것"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악수였을까요? 돌아온 건 '내로남불'이란 역풍이었습니다. 홍 의원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지난 2017년, 그 유명한 '장화홍준표전' 사건 때문입니다.

당시 홍 의원이 충북 청주의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을 때 장면입니다. 바로 이 사진인데요. 홍 의원은 도시락을 든 채 서 있고 정장을 입은 남성이 엎드려 돗자리를 펼치고 있군요. 남성이 곧이어 허리를 숙여 장화를 잡아주고 홍 의원은 선 채로 발만 움직이는 모습인데요. 이 사건이 바로 '장화홍련전'을 패러디한 '장화홍준표전'입니다. 이 사건으로 홍 의원은 한동안 곤욕을 치렀던 바 있습니다.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7년 8월 24일) : 지난번에 장화 그것도 내가 신은 거야. 여러분들도 다 장화 신어봐. 선 채로 장화 못 신어. 미끄러워서. 균형 못 잡아.]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7년 11월 16일) : 왜. 오늘은 신발 안 찍나? 오늘은 장화 안 신고 왔다.]

현재 기준으로 이렇게 양강 구도를 형성한 국민의힘의 두 주자, 대체적으로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을 집중 견제하며 몸집을 불려나가는 형국입니다. 윤 전 총장이 위기를 넘어 다시 독주 체제로 치고 나갈까요, 아니면 가속이 붙은 홍 의원이 추월에 성공할까요? 그도 아니면 또 다른 반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탄생하게 될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 정리합니다. < 윤석열 턱끝 쫓아온 홍준표…양강구도 굳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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