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피감기관 672곳, 준비는 고작 엿새…'부실 국감' 우려

입력 2014-10-07 08:42 수정 2014-10-07 10:1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보신 것처럼 오늘(7일)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부실국감이 불보듯 뻔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데요, 이슈격파에서 이주찬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이주찬 기자, 오늘 부터 국감인데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5달 동안 국회가 문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일정이 잡히게 되면서 부실국감, 벼락치기 국감이 될 것이란 걱정이 쏟아지고 있는 겁니다.

피감기관은 역대 최대급인 672곳인데, 준비기간은 고작 엿새만 주어졌으니 최단기간 동안 준비한 국감이 되는 것입니다.

여야는 애초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분리국감'을 하겠다고 했는데, 국회 공전이 장기화 되면서 없던 일이 돼 버려 졸속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람은 의원들 보다 오히려 실무를 담당하는 의원실 보좌진인데요, 직접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강석균 보좌관/새정치연합 박혜자 의원실 : 일주일 안에 가능하냐 이거죠, 보좌진들이 거의 밤새는 분위기입니다.]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 :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준비가 완벽하지 않은 데서 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고요, 재탕이 많고, 똑같은 주제로 자료만 받아서…]

이렇게 급하게 준비한 국감자료를 가지고 의원들은 국회에서 국감을 잘 치를 수 있을지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는데요.

호통치기, 말자르기의 퍼포먼스만 난무하고, 여당 의원들은 '물타기'에 나서며 분위기만 흐려 놓기 일쑤였는데요, 이번에는 어떨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입니다.

[앵커]

여기에 증인들도 최대 규모로 채택했다고 하던데 그래서 부실국감 우려가 더 제기되고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오늘만 하루 12개 상임위에서 53개 기관에 대한 국감이 치러지고요, 70여 개 기관이 몰려 상임위별로 평균 4곳~6곳을 감사해야 하는 날도 있습니다.

1개 기관 감사에 2시간 이상 할애하기 힘든 상황인데 피감기관 뿐 아니라 증인들도 무더기로 채택한 상태입니다.

현재 채택된 증인 외에 추가로 신청된 건만 671명에 달하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대 국감에서도 증인들이 국회에 와서 단 몇 분 대답하기 위해 하루종일 기다리는 것도 다반사였는데, 올해는 질문조차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증인도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의 구체적 협상이 남아 있고, 담뱃값 인상을 포함해 증세 논란 등이 쟁점으로 떠올라 정책국감 보다는 주도권 쟁탈전이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참 걱정인데요, 앞서 안태훈 기자의 리포트에서 보면 19대 국회의원 300명의 입법 실적을 보니까 3명 중 1명 넘게 자신의 이름으로 법을 만든 의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 않습니까. 심지어 거물급으로 불리는 유력 의원들도 입법 성적이 저조했는데, 이 부분 자세히 알려주시죠.

[기자]

2012년 5월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이후 법안 대표 발의 건수에서 하위권에 머문 의원들입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한길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사이좋게 1, 2위를 차지했습니다.

대선주자급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연합 의원도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여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각각 지낸 황우여 교육부 장관과 최경환 경제 부총리도 하위권이고요, '안철수 바람'을 일으켰던 안 전 공동대표와 박지원 의원도 입법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입법성적도 좋지 않았지만 법안을 만들었다고 해도 법안 통과 성적은 심각한 수준인데요, 결국 가결된 법안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워낙 바쁘고 중요한 일을 하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국회 본연의 권한이나 임무 중의 하나인 입법 활동은 제대로 안 하면서 국감에서 호통만 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국회 국감은 1972년 유신 선포로 빼앗겼다가 16년만인 88년도에 되찾은 국정감사권입니다.

국감을 연례행사라고 생각해선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또 있는 겁니다.

[앵커]

다른 이슈로 넘어가보죠. 대리기사 폭행사건에 연루돼 조사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에 대해 문희상 비대위장이 공식 사과하지 않았습까?

[기자]

그렇습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김현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사건에 연루된 데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당 차원의 공식 사과는 사건이 발생한 지 19일 만인데요,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발언 들어보겠습니다.

[문희상/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 :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 소속 의원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들께 감슴 속 깊이 정중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문 위원장은 이어 "김현 의원은 누구보다 세월호 유족들과 아픔을 같이 한 사람"이라고 말했는데요, 아무래도 오늘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데다 특별법 세부 협상 과정에서 사과를 하고 가야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김현 의원을 안전행정위원회 상임위에서 외교통일위원회로 바꿔 배치했습니다.

외통위는 문 위원장의 상임위였는데 맞바꿔 준 셈인데, 이 역시도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외통위는 중진의원들이 주로 포진되 있어 상임위 가운데 '상원 상임위'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사건과 관련해 대리기사 이모 씨는 변호인을 통해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구체적이지 않고' '이유 여하 막론하고' 등 정치적인 수사를 사용해 진정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관련기사

법사위 국감 오늘 시작…'유병언 검거 실패' 등 쟁점 [앵커브리핑] 국감과 '벼락'…또 호통만 칠거면 'NO' [국감 인사이드] 국감 하루 앞으로…긴장 속 준비 분주 여야, 남북관계 개선 한뜻…국감선 치열한 공방 예고 문희상 "김현 폭행 연루 사과"…국감 부담 털고가기?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