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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국감과 '벼락'…또 호통만 칠거면 'NO'

입력 2014-10-0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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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일) 뉴스룸이 주목한 단어는 '벼락'입니다. 소리도 크거니와 맞으면 큰일 납니다. 크게 다치거나 심하면 죽기까지 하죠.

그런데 난데없는 마른하늘에 왜 벼락이 치느냐… 이 '벼락', 혹은 날벼락이 떨어진 곳은 바로 국회입니다.

지난 5달 동안 이어졌던 국회 공전이 정상화되면서 '별안간' 국정감사 일정이 잡히게 되었습니다. 피감기관은 672곳, 역대 최대급이라고 하는데요. 준비기간은 딱 엿새만 주어진 탓에 최단기 준비국감이 되었습니다.

날벼락을 맞은 건 실무를 담당하는 의원실 보좌진인데요, 이야기를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강석균 보좌관/새정치연합 박혜자 의원실 : 일주일 안에 가능하냐 이거죠. 보좌진들이 거의 밤새는 분위기입니다.]
[현직 국회의원 보좌관 :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준비가 완벽하지 않은 데서 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고요. 재탕이 많더라고요, 똑같은 주제로 자료만 새로 받아서…]

그렇다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지금 이 순간도 '벼락치기'를 준비 중인 국회는 과연 국감이란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을까요?

[김태호 의원/최고위원회의(10월 6일) : 매년 과거의 퇴행들이 후퇴들이 되풀이된다면 아마 국민들 곧 폭발할 것 같아요.]

[정세균 의원/비상대책위원회의(10월 6일) : 줄푸세를 저지하고 반드시 민생을 지켜내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여야 할 것 없이 이번에는 정책국감. 민생국감 하겠다.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우리는 이 장면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호통 국감.

그리고 매년 자료만 살짝 바꿔서 끼워놓는 재탕 삼탕식 붕어빵 국감이 있습니다. 보여주기 식 퍼포먼스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만약 국정감사가 엉터리로 진행된다면 결국 부실국감이 부실 예산안 심사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옵니다.

그리고…이 장면 역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을 선포하던 그 날. 국회 역시 입법부의 고유 권한이었던 '국정감사권'을 빼앗겼습니다. 결국 16년이란 암흑기를 거친 뒤 87년 민주항쟁이 일어났고, 그다음 해인 88년에 겨우 찾게 된 소중한 국회의 권리가 바로 '국정감사'였던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국감을 한해에 한 번 겪고 보내는 연례행사로 생각해선 절대 안 될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자성어에는 유난히 '달리는 말'과 관련된 말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오늘은 두 가지입니다.

짧은 시간에 벼락치기로 국감을 준비하고 있는 의원들에게는 '주마가편'…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한다는 뜻으로 잘하는 이를 더 잘하도록 격려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를 드릴까요?

아니면 이 짧은 시간에 준비한 국감이 결국엔 제대로 될 것 같지 않다는 우려를 담아 '주마간산'…달리는 말에서 산을 바라본다 즉 자세히 보지 않고 대충 살핀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를 드릴까요.

고민 끝에 이 두 가지 사자성어를 모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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