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얼마 전 저희는 SNS를 통한 10대 청소년들의 성매매 실태를 보도해드린 바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셨죠. 보도 이후 실제로 SNS 채팅 앱을 이용한 10대 성매매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직접 알아봤는데요. 취재 결과 10대 성매매 실태는 생각보다 훨씬 충격적이었습니다.
먼저 SNS 채팅앱을 이용한 10대 청소년 성매매 실태를 박영우 기자가 보도해 드립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한 모텔 앞.
앳된 얼굴의 한 여성이 잠시 주변을 살피고 승합차에 올라탑니다.
10대 성매매 여성입니다.
취재진은 10대 성매매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원의 숙박업소 밀집 지역 취재에 들어갔습니다.
일주일에 걸친 취재 결과 상당수의 10대 성매매 현장을 포착했습니다.
혼자서 하는 경우도 있었고 친구와 함께 성매매를 하는 10대 청소년들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일부는 조폭과 연계해 활동하는 모습도 포착했습니다.
고급 승용차나 승합차를 이용해 성 매수 남성이 있는 곳까지 데려다주는 방식입니다.
취재진은 성매매를 하고 있는 10대 여학생을 어렵게 인터뷰했습니다.
아직 짙은 화장이 어색한 작은 체구의 여성이 차에 올라탑니다.
먼저 몇 살인지 물어봤습니다.
[(혹시 나이가 어떻게 돼요?) 열일곱이요.]
현재 나이 17살 고등학교 1학년입니다.
성매매를 처음 시작한 시점을 묻자 충격적인 답변이 돌아옵니다.
[(언제부터 이런 채팅을 통해서 어른들을 만났어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2년 전인 15살 때부터 성매매를 시작한 겁니다.
일부 성 매수 남성들은 10대 청소년인 걸 밝혀도 성매매를 그대로 했다고 말합니다.
[(미성년자라는 걸 밝힌 적도 많아요?)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도 있고,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이뿐만이 아닙니다.
또래 친구들 가운데 이런 성매매에 나서는 10대 청소년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친구 중에 학교 다닐 때 이런 경험 있는 친구들이 많나요?) 네. (보통 몇 명이나 있어요 한 반에?) 한 두세 명?]
이런 10대 청소년 성매매가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이뤄지는지 알아봤습니다.
대부분 스마트폰 즉석만남 채팅앱을 통해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이용하는 즉석만남 채팅 앱입니다.
회원 수가 50만명이 넘습니다.
실명 인증 절차가 없어 청소년들도 쉽게 가입할 수 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채팅 앱을 실행하고 지역을 선택해 봤습니다.
나이와 이름을 임의대로 입력할 수 있습니다.
실명 인증 절차가 없기 때문에 청소년들도 쉽게 20대나 30대로 나이를 바꿔서 가입할 수 있는 겁니다.
늦은 오후 시간임에도 채팅창에는 조건만남, 이른바 성매매를 요구하는 글이 가득합니다.
올라온 글들 중 하나를 선택해 봤습니다.
프로필 사진과 간단한 자기소개가 적혀있습니다.
사진은 대부분 선정적이거나 신체 노출이 많은 사진입니다.
20대 초반이라고 소개하는 여성에게 직접 대화를 걸어봤습니다.
잠깐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채팅방은 금세 낯뜨겁고 퇴폐적인 내용으로 가득 찹니다.
잠시 뒤 요구 조건과 금액 흥정이 이어집니다.
만날 장소를 정하기까지 대화 시작에서부터 5분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이런 채팅 앱을 통해 전국에서 많게는 하루 수천 건의 즉석 만남으로 포장된 10대 청소년 성매매가 이뤄지는 겁니다.
전문가들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10대 청소년 성매매 실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고 경고합니다.
[조진경 대표/십대여성인권센터 : 작년부터 저희가 추세를 추적해 보면 스마트폰 성매매가 굉장히 급성장하고 있는데 점점 저연령화되고 있습니다.]
10대 청소년 성매매는 어느새 우리 주변에 뿌리 깊게 파고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