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기대와 꿈에 부풀었던 개성공단 입주기업들과 이산 가족들의 한숨 소리가 더 커졌습니다. 남북 당국회담 무산에 따른 충격이 비오는 수요일을 더욱 어둡게 만듭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JTBC NEWS 이브닝, 이정헌입니다.
북한이 우리측 수석대표의 '격'을 운운하며 남북 당국회담을 무산시켰죠. 우리 정부는 대화를 위해 원칙을 꺾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통일부에 나가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조익신 기자, 우리 정부가 남북대화를 위해 새로운 제안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다른 형식의 대화를 제의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남북이 내놓은 대표단 명단을 북한이 받아들인다면 언제든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대화의 문은 열어놓되 대화를 위해 뒤로 물러서진 않겠다는 겁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남북회담본부에서 긴급 회의를 주재하면서 회담이 무산돼 유감이라며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북한이 좀 더 성의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회담이 깨지면서 남북 관계는 다시 냉각기로 접어드는 모양새입니다.
지난 7일, 회담 논의를 위해 3개월 만에 개통했던 판문점 직통전화도 다시 끊겼습니다.
통일부는 오전 9시와 오후 4시, 두 차례에 걸쳐 통화를 시도했지만 북측에서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저녁 7시 북한이 일방적으로 회담 불참을 통보해 온 게 마지막 통화가 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남북회담이 무산된 데 대해서도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남북회담 개최 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했던 북한 매체들도 이번엔 조용합니다.
노동신문이 개인 필명의 글을 통해 "대화와 신뢰를 바란다면 속에 품은 칼부터 버려야 한다'며 우리 정부의 태도를 비판한 게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