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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미국선 폴리스라인 넘으면 팬다" 사실일까?

입력 2015-11-18 22:20 수정 2015-12-0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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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는 시위대가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면 바로 패 버린다… 말을 옮기기가 좀 그렇습니다마는. 그리고 경찰이 시민을 향해 총을 쏴 시민이 죽어도 8~90%는 정당하다고 인정받는다, 그게 선진국의 공권력이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발언이 나온 지 며칠 됐는데, 그 며칠 사이에 저희 팩트체크에서 과연 그것이 맞는 건지 체크를 좀 해봤습니다. 그 결과를 오늘(18일) 김필규 기자가 가지고 나왔습니다.

김필규 기자, '미국에선 폴리스라인을 벗어나면 시위대를 그대로 패 버린다'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 경찰이 폴리스라인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은 맞습니다.

이건 3년 전 미국 인권운동가들이 수단 대학살에 항의하기 위해 워싱턴 DC에서 시위하는 모습입니다.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도 참석했습니다.

흥분한 클루니가 자꾸 폴리스라인을 넘자 경찰은 세 차례 경고를 했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자 플라스틱 수갑을 채워 체포한 뒤 100달러의 벌금을 내고 풀려났습니다.

앞서 구티에레즈 하원의원도 폴리스라인을 넘었다가 체포당한 일이 있으니 엄격한 집행을 하는 건 맞는데, 또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건 폴리스라인을 넘었다고 해서 이완영 의원 이야기처럼 '그대로 패 버리진' 않았다는 점입니다.

[앵커]

워낙 유명한 영화배우이고, 또 하원의원씩이나 되니까 말 그대로 패 버릴 순 없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안 그런 것 아닐까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집회 좀 했던 한 미국 노동조합 단체에 이메일을 보내 어땠는지 물었더니 "정당방위 등 확실한 이유가 있을 때만 경찰이 과격한 진압을 한다. 무조건 폴리스라인을 넘는다고 무력 진압을 한다면 불법"이라고 답했습니다.

실제 각 주 경찰마다 시위 중 무력 진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신체상 상해, 재산상 피해가 예상되는 경우, 증오범죄와 연관된 경우 등으로 제한하고 있고, 그래서 '추상적인 기준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와 다르다'는 국내 연구내용도 있습니다.

[앵커]

폴리스라인을 넘었을 때 엄격한 법 집행을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폭력을 막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얘기겠죠?

[기자]

예, 또 중요한 차이는 폴리스라인에 대한 개념인데, 재작년 워싱턴DC 경찰청의 스티븐 선드 경무관이 중앙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워싱턴 DC에서 1년에 1천~1500건 정도 시위가 있지만 이 중 과격 시위가 예상돼 폴리스라인을 설치하는 경우는 3~5%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도심집회가 있으면 거의 대부분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차벽까지 미리 쌓아두는 한국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짚고 갈 필요가 있는 거죠.

[앵커]

그런데 그것도 반론이 나올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서 미국에서 시위가 있는 것은 그만큼 과격시위가 없기 때문 아니냐. 서로 질서를 지키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니냐. 그러니 3~5%밖에 안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과잉진압과 과격시위 중 누구 잘못이 먼저냐'로 계속 쳇바퀴 도는 문제인데, 어쨌든 이 의원이 미국을 따라야 한다고 했으니 양국 상황을 좀 더 비교하고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미국의 경우 워싱턴 거리를 행진하는 것부터 백악관 앞에서의 집회도 허용이 돼 있습니다. 물론 정해진 규정 안에서죠.

하지만 한국의 경우 광화문부터 집회 자체가 차단돼 있고 오히려 "청와대로 진입할 경우 발포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여당 의원을 통해 나오지 않았습니까?

집회시위에 대한 상당한 인식 차이가 있는 건데, 또 다음과 같은 문화적 차이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한규섭 교수/서울대 언론정보학과 : 미국에선 왜 그럼 경찰을 공격하지 않는지, 시위할 때. 문화 차이도 있겠지만 제가 볼 땐 미국 경찰이 만약에 그런 식으로 공격당했을 때는 발포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본적인 인식이, 미국 사람들한테는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바람직하다,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 미국은 다 총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또 과거 권위주의 시절을 거치면서 생긴 공권력에 대한 역사적 인식 차이 역시 양국 집회문화의 차이를 만들었다는 점도 함께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한규섭 교수 이야기대로 총기 소지가 허용됐느냐 여부도 양국 차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할 것 같은데… 경찰의 총기사용 진압에 대해 시민들이 정당하게 본다고 했잖아요?

[기자]

이완영 의원이 그렇게 얘기했고 그게 바로 선진국이다라고까지 이야기를 했었죠.

그런데 미국 경찰의 총기 사용, 과잉진압 문제는 미국 내에서도 현재 아주 뜨거운 논란거리입니다.

바로 그제 가디언 미국판이 보도한 내용인데 지난주 오클랜드에서 경찰이 한 남성을 사살함으로써 올 한해 동안 경찰 손에 목숨을 잃은 민간인이 1천명을 넘었습니다.

매일 3.1명이 경찰에게 죽은 셈인데 이 중 20%는 아무 무기를 들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총에 맞았습니다.

그래서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선 의회 차원의 문제제기도 있고 오바마 대통령 역시 '21세기 경찰개혁위원회'라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최소한 경찰이 총 쏴 죽인 10건 중 9건을 정당하게 보는 사회 분위기는 아닌 거죠.

[앵커]

그런데 또 한 가지 중요한 게 있습니다. '언론이 과잉진압만 자꾸 부각한다.' 즉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얘기를 했는데, 그 부분은 어떻습니까, 다른 나라는.

[기자]

선진국 언론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또 이야기를 했었죠.

선진국 언론이 어떻게 하는지 보면 바로 지난달 '경찰이 여고생을 교실에서 내리꽂아 체포했다', 또 9월엔 '경찰이 휠체어 탄 장애인 쏴 죽였다' 7월엔 '비무장으로 도망가던 소년에게 총을 쐈다'… 이렇게 경찰의 과잉대응을 미디어가 항상 감시하고 있습니다.

한 매체에선 이런 식으로 경찰의 폭력으로 숨진 이들에 대한 통계와 분석을 그래픽 뉴스로 상시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그런 게 아니다"라는 이완영 의원의 말, 과연 어느 선진국을 이야기하는 건지 우리 사회에도 상당한 인식차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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