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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얼굴에 뭐 나" 마스크 거부…거리두기는 어디에?

입력 2020-08-19 21:16 수정 2020-08-1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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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를 지킬 수 있는 건 다시 한번 마스크와 거리두기입니다. 다 같이 잘 지켜주면 좋겠지만 혹시 놓치고 있는 순간들은 없는지, 밀착카메라가 낮부터 밤까지 도심 곳곳을 돌아봤습니다.

서효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밥을 먹으러 나온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길을 건넙니다.

서울 여의도의 점심시간 모습입니다.

거리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로 이미 점령당했습니다.

대부분 마스크를 내리고 대화를 나누며 흡연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이 향하는 곳은 지하상가입니다.

유명한 집들은 오전 11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합니다.

맛집으로 유명한 이 가게,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사이로 콩국수 쟁반이 바쁘게 오갑니다.

곳곳에 널린 박스로 이미 복도가 좁아 거리두기는 어렵습니다.

[(저희 네 명이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일행 분이세요? 가운데로 가세요. 77번, 네 분이요, 77번.]

가운데 자리를 안내받았습니다.

양옆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팔을 뻗으면 옆 테이블이 닿을 정도, 사람들은 밥을 먹으면서도 끊임없이 얘기를 나눕니다.

근처 카페에서도 담소는 이어집니다.

종업원들이 떼어놓은 테이블은 금방 다시 4인용으로 바뀝니다.

공공장소에선 침으로 감염이 될까 봐 칸막이를 두거나 지그재그로 앉도록 하지만, 이런 카페나 일반음식점은 적용 의무 대상은 아닙니다.

[카페 점원 : 지금 제일 바쁜 시간이라서 하나하나 제재하기 조금 어려워요. 이 시간대는 전부 만석이고…]

같은 시각 대학가는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가면 얘기가 다릅니다.

2층 테이블도 빈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이 카페의 경우, 파주 지점이 집단 감염의 근원지가 된 이후 모든 지점 좌석 30% 이상을 없앴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서 이 카페에선 테이블과 의자를 이렇게 한쪽으로 치워둔 모습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었습니다.

곳곳에서 마스크를 안 쓰고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어떤 학생은 턱에 걸쳤던 마스크마저 불편한 듯 내려버립니다.

사람이 많이 없더라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감염 위험이 5배나 증가합니다.

하지만 파주를 탈출한 확진자가 신촌에서 검거됐다는 오늘도 신촌 거리에선 마스크 안 쓴 사람들이 포착됐습니다.

[정세균/국무총리 (어제) : 출퇴근과 같은 필수적인 외출 외에는 가급적 집에 머물러 주시기 바랍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국무총리는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긴급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담화가 나온 지 3시간 뒤, 강남역 밤 거리를 돌아봤습니다.

네온사인 불빛으로 밝은 거리, 퇴근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마스크를 쓴 시민들 사이로 KT 통신사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서성입니다.

다들 마스크가 없습니다.

[(마스크를 안 쓰는 이유가 있으세요?) 죄송해요, 쓸게요. 원래 쓰는 게 맞는데 고객님 의사소통 해야 되는데 말이 안 들려서…]

영업을 할 때 불편해서 안 쓰고 있었다며 이제 쓰겠다고 합니다.

10분 뒤 다시 포착된 이들, 그런데 여전히 마스크를 안 쓰고 있습니다.

[(아까 말씀 드렸는데 마스크 아까는 쓰신다고 하셨는데…) 누가 쓴다고 했어요? 저희가 말 안 했잖아요.]

얘기가 길어지자 관리자로 보이는 사람이 가게에서 나옵니다.

마스크를 안 쓴 이유를 설명합니다.

[습하고 그러면 얼굴에 뭐 나잖아요.]

그래도 건강상 써야할 것 같다고 했더니, 오히려 방역 수칙을 지키고 있는 취재진을 비꼽니다.

[(국민들이 불안해할 수도 있으니까…) 가까이 오지 마. 사회적 거리두기잖아.]

지나다니는 시민들은 불안합니다.

[이유성/경기 광주시 : 자기는 안 걸릴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은데 누가 안 걸리고 누가 걸리고는 없는 것 같아요. 항상 마스크 잘 쓰고 손 잘 씻고 했으면 좋겠어요.]

KT 본사 측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게 맞다"며 해당 대리점에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긴급 지침에 따라 자정 이후 PC방과 코인노래방은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곳들은 성업 중입니다.

당구장이나 룸 카페도 불을 켜 놨고, 오락실에선 마스크를 턱에 걸친 사람들이 사격 게임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정부 지침에 따라 헌팅주점은 문을 닫아야 합니다.

하지만 문을 연 일반 술집들에서도 버젓이 합석이 이뤄집니다.

술집 앞에선 유튜버들이 술 마시고 나온 여자들을 붙잡고 방송하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마스크는 안 썼습니다.

2시가 다 돼서야, 택시를 타고 서울과 수도권 곳곳으로 흩어집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오늘(19일) 자정 기준 새로 발생한 확진자는 297명입니다.

오늘도 선별진료소는 이렇게 운영 중입니다.

누군가에겐 목숨과 생계가 달린 급박한 상황, 나 하나쯤이란 생각으로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가 지키려는 방역 댐을 무너트리는 작은 구멍이 될 겁니다.

(VJ : 서진형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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