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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최순실 사냥꾼' 안민석의 고군분투 추적기

입력 2017-04-06 18:35 수정 2017-04-06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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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승마 관련 비리를 폭로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사실상 세상에 처음 끄집어낸 사람,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죠. 그 안 의원이 '최순실 국정농단 천일의 추적기'를 담은 책을 내놨습니다. 안 의원은 내일 국회에서 북콘서트를 연다고 하는데, 책에는 그간 소개되지 않았던 여러 에피소드가 담겨있었습니다. 오늘(6일) 국회 발제는 이 내용을 중심으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바로 이책입니다, <끝나지 않은="" 전쟁="">. 제가 그제 <전두환 회고록="">에 이어 오늘도 책 소개를 하니까, 이상복 부장이 '혹시 인세 나눠먹기로 했냐' 의심까지 하시던데요.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안 의원께는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 책 안 사보셔도 될 만큼 오늘 중요한 내용 다 말씀드리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14년 1월 15일 새벽 6시였습니다. 안민석 의원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죠! 평화운동가 박창일 신부였습니다. 잠에서 깬 안 의원에게, 박창일 신부는 "큰일났다"면서 이렇게 말하더라는 겁니다.

[박창일 (음성대역) : 승마계가 지금 쑥대밭이 됐대요. 문체부 체육국장도 쫓겨나고! 안 의원, 혹시 최순실이라고 알아요? 그 딸이 승마선수인데, 대통령이 직접 승마인들 혼내주라고 했다는 거야!]

안 의원은 곧바로 승마계 인사들을 만나 "정윤회-최순실 부부의 전횡이 심각하다"는 얘기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최순실 쪽에서 작성한 승마계 살생부도 손에 넣었죠. 딱 3년 전인, 2014년 4월 8일, 안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순실-정유라의 존재를 세상 밖으로 처음 끄집어냅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2014년 4월 8일) : 이 정 아무개 선수는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불리는 정윤회 씨의 딸입니다. 어머니는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 최순실 씨입니다.]

언론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다만, 최순실보다는 정윤회에 더 주목했죠. 워낙 오래전부터 '밤의 비서실장'으로 불리며, 베일에 싸여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처음 의혹 제기 일주일 뒤,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안 의원의 추적 활동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를 조금 건드렸던 탓일까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은 안 의원을 용서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안 의원을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했고, 최순실은 '때려잡아야할 인간'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급기야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에선 이상한 얘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3월) : 새누리당 내에선 꼭 손 봐줘야 할 대상으로 더민주의 박영선, 안민석, 정청래, 최민희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총선에서 살아남은 안 의원은 보신 것처럼 느닷없는 자객공천을 통해 최순실의 존재를 더욱 확신하게 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를 추적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승마장에서 우연히 찍힌 이 사진말고는, 제대로 된 얼굴 사진 하나 건질 수 없을 정도였죠.

2016년 8월 말, 찌는 듯한 여름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연구모임을 함께 하는 체육계 교수들과 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담소를 나누던 중 안 의원에게, 교수 한사람이 무심코 이런 얘길 꺼낸 겁니다.

[음성대역 : 아 글쎄, 최순실이가 이화여대에 나타나서 자기 딸 지도교수한테 행패를 부렸다지 뭡니까. 그 여자가 대통령하고 관계가 있다던데요?]

그렇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서막은 그렇게 올랐던 겁니다. 그날 새벽 신부님의 전화 한 통이 아니었다면, 그날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교수의 한마디가 아니었다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영원히 묻혔거나, 박근혜 정권 임기가 끝난 후에야 불거졌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세한 말씀은 들어가서 전해드리겠고요.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 < '최순실 사냥꾼' 안민석의 고군분투 추적기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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