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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한옥마을 인기…정작 '속 빈 강정' 수두룩

입력 2016-08-2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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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류 열풍을 이끈 드라마 중에는 사극도 적지 않죠. 덕분에 한옥의 아름다움도 관심을 끌면서 전국 곳곳에 한옥마을 조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내실 있는 곳을 찾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떨어질 듯 치솟는 처마의 곡선. 뻥 뚫린 마당에서 올려다본 초가을 하늘은 유난히 푸르릅니다.

전통 한옥 1천2백여채가 보존돼있는 서울 북촌 한옥마을의 풍경입니다.

이곳은 서울 공공 한옥입니다. 대문에 황금색 문패가 달려있는데 가까이 가보겠습니다. 한옥 용도와 운영 시간이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이렇게 대문에 황금색 문패가 달려 있는 곳은 일반 주민들이 거주하는 한옥과 다르게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전통한옥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공공 한옥 23채는 단순히 개방만 돼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갖춰놓고 있습니다.

한류팬인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찾습니다.

[슈웨이펑/중국 관광객 : 한복은 정말 아름다워요. 그래서 친구와 입어봤습니다. 북촌 한옥마을과 경복궁 전경도 멋있었어요.]

하지만 북촌 주민들은 몰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한태균/서울 가회동 : 구청에서 청소를 해도 그때뿐이고 쓰레기가 한 군데 버려져 있으면 그곳은 쓰레기 더미가 되니까.]

이런 한옥의 재조명 붐을 타고, 지자체가 인위적으로 조성한 한옥마을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인천 송도에 있는 한옥 마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여러 채의 한옥이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건물 외벽에 대형 식당 간판 여러 개가 눈에 띕니다. 이 마을 안쪽에 한옥 체험관이 있다고 하는데 어딘지 찾아가 보겠습니다.

지도에 나온 한옥체험관을 찾기 위해 돌아다녔지만, 온통 식당뿐입니다.

[인천 송도 한옥마을 관계자 : 전주 한옥마을 같은 데가 아니라 식당하고 호텔이에요, 한옥마을이. 체험센터가 없는데, 어디에 있을까?]

식당 한가운데는 이렇게 여가 공간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투호나 고리 던지기 등 몇 가지 놀이 용품이 있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이곳을 전통문화 체험 공간이라고 말하기에는 굉장히 부족해 보입니다.

지난 2013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인천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이곳을 전통문화 체험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나섰지만,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 : 용인 민속촌으로 생각하시면 안 된다는 거죠. 인천시 감사실의 지적을 받아 보완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수십억원을 쏟아붓고도 방치되다 헐리게 될 한옥마을도 있습니다.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한옥체험마을입니다. 2008년 26억 원을 들여 조성한 곳인데 조만간 철거할 예정입니다.

이곳에는 한옥 9채가 들어선 마을이 조성됐는데, 집들이 전통방식으로 건축된 한옥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이곳의 한옥들은 다른 데로 옮겨지지 못하고 그냥 헐릴 예정입니다.

집터에는 대신 복합쇼핑몰이 들어서게 됩니다.

전주 한옥마을 등 전국적으로 집계된 한옥마을은 이미 37곳.

하지만 관광객을 유치해보겠다고 각 지자체들이 추가로 조성 중인 한옥마을이 또 20곳 가까이나 됩니다.

한옥이 주거공간이 아닌 관광지로 재조명된 건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입니다.

인기에 힘 입어 너도나도 한옥을 짓고 있지만, 이 열기가 사그라진 이후 상황도 이제는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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