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영화만큼 위험한 실제 터널…점검해보니

입력 2016-08-25 21:24 수정 2016-08-25 23:1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터널이 붕괴하는 상황을 다룬 영화 한 편이 최근 관심을 끌고 있지요. 그럼 우리 주변의 실제 터널들은 재난상황에 얼마나 대비가 돼있을까요? 밀착카메라가 서울시내 터널을 점검해봤습니다. 비상전화는 고장 나있고 대피시설이 잠겨있기도 했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터널 붕괴는 영화 속 설정이지만 실제로 터널 안에서 불이 나거나 교통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터널 안에는 소화기를 비롯한 방재시설이 설치돼 있는데요. 특히 길이가 500m 이상되는 터널의 경우에는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피난대피시설도 마련토록 했습니다.

피난연결 통로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반대편 터널이 나옵니다.

방화터널은 지난해 개통됐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내 터널 39개 중 12개는 개통한 지 30년 이상된 터널입니다.

때문에 이들 터널에 2004년에 마련된 피난연결통로 관련 지침을 뒤늦게 적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북악터널입니다. 45년 전인 1971년에 개통된 터널인데요. 길이는 810m에 달하지만 터널 어디에도 피난대피시설은 마련돼 있지 않았습니다.

화재시 연기를 밖으로 빼내는 제연시설은 노후화돼 지난해 철거한 상태입니다.

[서울시 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 : 가만 놔두면 (노후화 돼) 떨어지고, 새로운 걸로 하려니 공간이 안 나오고…불가피하게 철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50m 간격으로 설치된 소화기 중 일부는 압력이 비정상입니다.

화재시 사용하면 제대로 분사가 안 될 수 있습니다.

금화터널입니다. 터널 길이가 500m가 넘어갈 경우에는 250m 구간마다 보시는 것처럼 비상전화가 설치돼 있는데요. 이곳에 설치돼 있는 비상전화 안을 열어보니까 이처럼 먼지가 뽀얗게 쌓여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야간과 주간버튼이 있는데요. 제가 작동하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어느 버튼을 눌러도 아무런 신호가 들리지 않습니다.

터널은 길이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나뉘는데, 남산 3호 터널은 길이 1270m로, 2등급입니다. 당연히 더 많은 방재설비가 필요합니다.

취재진이 살펴보니, 두 군데의 피난연결통로 중 한 곳은 막혀 있었습니다.

비상상황시 재빨리 반대편으로 넘어가기 위해 마련한 통로지만 이용이 어려운 겁니다.

1호 터널의 경우에는 아예 통로가 설치돼있지 않았습니다.

관리인력이 부족한 것도 문제입니다.

대부분 터널은 화재나 사고가 발생할 경우 각각의 관리소에서 이를 CCTV로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CCTV를 통해 현장 상황을 살펴봐야 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터널 관계자 : (가장 힘든 건) 인원이죠. 교대하시는 분이 저까지 총 4명이요. (한 명이 봐야 할 CCTV는) 116개요.]

터널에서의 사고는 대규모 인명손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14일에도 여수 마래터널 사고로 25명이 다치고 1명이 숨졌습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터널 방재설비와 운영인력 확보를 위해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영주 교수/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 (터널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시설기준을 상향해서 조치할 필요가 있고, 관련 예산 확보 시행이 빠르게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강화된 지침 이전에 설치한 터널에 대해서도 명확한 소급적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사진 곳에 설치된 금화터널은 교통사고가 많아 위험한 터널로도 불립니다. 사고가 대형참사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근거법령 마련이 필요해보입니다.

관련기사

[밀착카메라] 보행자 안전? 되레 사고 부르는 '교통섬' 피서지 불법 '마트 픽업' 극성…사고 나도 보상 못 받아 5톤 트럭에 30톤 짐 싣고…아찔한 위험 '과적 화물차' 짜릿하게? 아찔·끔찍하게…위험천만 수상스포츠 현장 무등록-무면허-무단속…휴가지 '사발이' 위험한 질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