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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미세먼지 주범?…누가 '고등어'를 모함했나

입력 2016-06-07 22:00 수정 2016-06-0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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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세먼지의 주범 중 하나는 석탄화력발전소. 당초에 여러분 다 기억하시는 것처럼 고등어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이게 아니라고 그렇게 얘기한 바가 없다고 환경부에서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팩트체크의 부제는 '또 오해영'… 이렇게 돼버렸는데, 사실 농담으로 시작할 문제는 아닌데요. 심각한 문제죠. 아무튼 어제 "언론과 국민이 오해한 것이다", "발표 의도와는 다르다" 이렇게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해명의 글을 낸거죠. 이미 고등엇값이 폭락한 뒤이기 때문에 너무 늦은 해명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러면 어쩌다 이런 얘기가 이렇게 폭넓게 퍼지게 된 것인지, 정말 언론과 국민이 오해한 탓인지 오늘(7일) 팩트체크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정부의 해명 내용이 자세히 뭐였습니까?

[기자]

환경부가 논란의 보도자료를 낸 게 5월 23일이었습니다. 이 보도자료를 인용해서 지난주까지 여러 신문과 방송에서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언론과 국민들이 오해한 측면이 있으며, 당초 발표 의도와는 다른 것이다", "이는 실내 오염물질로 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한 취지였다"는 해명이었습니다.

[앵커]

실제 지난 달 나온 발표 내용이 뭐였습니까?

[기자]

'요리할 때 꼭 창문을 열고 환기하세요'라는 제목으로 나온 당시 보도자료입니다.

내용을 보면, '직접 실험을 해보니 주방에서 요리할 때에도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더라. 특히 고등어 구울 때 가장 많았고, 삼겹살, 계란 후라이, 볶음밥 순이었다'는 겁니다.

그러니 '조리할 때 주방 환풍기를 꼭 사용하고 요리 후 창문을 열어 환기하라'는 게 보도자료 결론이었습니다.

환경부가 해명한 내용의 취지는 맞는 셈입니다.

[앵커]

그런데 저 보도자료가 나온 시점이 미세먼지가 굉장히 극심했었고, 정부가 미세먼지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느냐 대책을 세워달라는 얘기가 굉장히 비등했을 때였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그 부분부터 문제가 되는 건데요.

보도자료가 나온 5월 중·하순. 말씀하신대로 미세먼지 '나쁨' '아주 나쁨' 상태가 매일, 또는 주말마다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민감해져 있던 시점이었고요.

그간 정부에서도 '경윳값 인상을 검토한다'는 등의 미세먼지 대책을 잇달아 나오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즈음에 "'생물성 연소'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전체 발생량의 10% 이상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면서 '생물성 연소'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습니다.

[앵커]

생물성 연소라는 게 자연에서 나무든 혹은 문제가 되는 음식이든… 이런 걸 태우는 걸 말하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거기에는 고기 굽는 것도 포함이 되는데요.

환경부에서는 고기구이 음식점을 중심으로 한 '생물성 연소시 발생하는 미세먼지 관리'에 대한 연구를 해보자고 외부에 맡겨놓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5월 30일에는 환경부 관계자를 인용해 '고기와 생선 구울 때 나오는 미세먼지 관리 방안을 정부가 마련하고 있다' '고기구이 음식점의 미세먼지 배출허용기준을 마련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요리할 때 고등어 구이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자료와 '생물성 연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가 심각하니 대책이 필요하다'는 전혀 상관없는 두 내용이 맞물려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이야기로 퍼진 겁니다.

[앵커]

자료가 나온 5월 23일부터 6월 5일까지 2주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 사이에 환경부 주장대로 이게 오해라면, 거기에 대해서 해명을 내놓던가 해야되는데 2주동안 아무 얘기도 안했잖아요.

[기자]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기사 내용에 대해서는 해명이 없었는데요.

어떤 다른 내용이 나왔을 때 바로 다음날 보도 자료나 해명자료가 나왔던 그간의 관행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환경부측에 왜 그랬는지 물었더니 "오해가 퍼지고 있는 상황에 설명자료를 낸다고 해도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겠다 싶어서 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앵커]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해명이군요.

[기자]

그러면서 또 그 잘못된 판단이 오해만 키운 게 아니라 실제 피해까지 키우게 된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앞서 언급한 자료의 내용들 마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앵커]

환경부에서 내놓은 자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고등어 구이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나온다'는 내용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건가요?

[기자]

그것도 그렇고, 생물성 연소에 관련된 내용도 그렇습니다.

설명을 드리자면, '우선 고등어와 삼겹살 중 뭘 구울 때 미세먼지가 더 많이 나오느냐'는 부분은 조리법과 조리기구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실험 결과로 나왔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생물성 연소 문제에서도 고기 구이가 그 부분에서 그렇게 심각한 거냐는 것을 따져봐야 할텐데, 대부분의 연구논문에선 농촌에서 쓰레기를 태우거나, 나무를 연료로 쓰는 아궁이·보일러로 인한 게 더 크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에 물어보니 "생물성 연소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량을 총 100으로 봤을 때 고기나 생선구이로 인한 건 3.1정도에 불과하다"면서 "그나마 가정에서 요리할 때 나오는 양은 파악조차 안 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앵커]

결국 정확하지도 않은 내용의 자료가 굉장히 민감한 시점에 나왔고, 그 얘기가 나오는 동안에 어떤 해명도 없이 이를 방치하면서 이런 의구심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또 오해가 확산된 데는 물론 언론의 책임도 적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도 취재 과정에서 미세먼지 발생과 관련한 통일된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측정분석 자료가 워낙 부족한 것도 정부가 갈팡질팡 혼란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한 '제2의 고등어'같은 피해자는 또 나올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앵커]

팩트체크 진행했습니다. 김필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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