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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또 공개된 대통령 건강 상태…국가기밀 맞나?

입력 2016-06-06 21:52 수정 2016-06-07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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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6일) 팩트체크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대통령 순방과 관련한 내용, 그 중에서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된 청와대 브리핑 내용입니다. 먼저 들어보시죠.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청와대(4일) : 박근혜 대통령님도 어려운 여건 속에서 길고 빡빡한 일정을 링거로 버티시면서 고군분투하셨습니다. 사실은 휴식할 수 없는 일정이었고, 그래서 (주치의가) 귀국 후에 반드시 휴식을 권고하는 소견을 냈다고도 들었습니다.]

그러자 언론에서는 '박 대통령 순방 중 과로로 탈진', '링거 맞으면서 4개국 외교 강행군', '링거투혼', 이런 기사가 이어졌습니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면서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자꾸 공개해도 되느냐 하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는데. 왜냐하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팩트체크에서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이제는 순방 이후에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다' 이런 얘기가 낯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자]

하나하나 한 번 살펴볼 텐데요. 이렇습니다. 2014년 3월 네덜란드, 독일 방문 때 대통령이 몸살기로 국왕 주최 만찬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청와대 대변인이 밝힌 걸 시작으로 또 그 해 이제 9월에 캐나다 국빈 방문 때는 2~3시간씩 쪽잠만 자는 강행군 일정으로 링거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난해 4월 중남미 순방 때도 이 링거 이야기와 함께 만성피로로 인한 위경련에 인두염으로 인한 미열도 있다면서 구체적인 병명까지 밝혔고요.

그리고 11월 G20 정상회의 이후에도 감기와 피로를 이유로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에 불참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아프리카, 프랑스 순방 뒤에도 탈진 상태가 됐다고 브리핑을 통해서 발표를 했던 겁니다.

[앵커]

그동안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보안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해 왔습니다. 청와대에서도 그런 얘기한 적 있던 것으로 제가 기억을 하는데 이게 국가 기밀사항인 것은 맞습니까? 왜냐하면 한때 국가 기밀사항이라고 얘기가 나왔었잖아요.

[기자]

2년 전에 근거가 될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데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당시 청와대 경호실 차장 박종준 차장이 출석을 합니다.

이때 한 이야기가 "어느 나라나 국가 원수의 건강상태는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전부 비밀로 관리한다. 그래서 우리도 2급 비밀에 해당해서 관리한다" 이렇게 밝힌 바가 있습니다.

2급 비밀이면 대통령령에 따라서 이게 '누설이 될 경우 국가안전보장에 막대한 지장을 끼칠 우려가 있는 비밀' 이렇게 정의를 하고 있는데요.

그러니 이제 '대통령이 탈진했다', '위경련과 인두염이 있다' 이런 발표는 부적절했다고 봐야 하는 거죠.

[앵커]

그런데 2년 전에 저 이야기가 나온 건 제 기억에 대통령 순방 때문은 아니었던 것으로 저는 기억을 합니다. 그러니까 그때 왜 운동기구 논란이 좀 있었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정확합니다. 당시 청와대가 1억 원대 운동기구를 구입을 했고요. 또 헬스 트레이너 출신을 행정관으로 채용한 것에 대해서 국회에서 야당이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대통령 건강에 대해서 시시콜콜 말할 수 없다"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나온 답변이었던 거죠. 그러니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 그때그때 다르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실제 다른 나라의 경우에는 해외 순방을 갔을 때 대통령의 건강상태가 그 나라 정보기관에 누출될까 봐 용변까지 감춘다는 이야기가 있고요.

또 미국 케네디 대통령은 대장염과 전립선염, 그리고 또 부시 대통령은 갑상선기능 항진증을 재임 기간 동안에 꽁꽁 숨겼다는 외신보도가 있습니다.

그런 거 보면 우리 청와대의 지금 대응은 국제적으로도 분명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다시 말하면 어쩌면 매우 중요한 사안이 터졌을 때 대통령이 과연 건강한 상황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 하는 부분 때문에 매우 예민하게 보는 거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앵커]

그런데 사실은 외국의 부시나 케네디나 이런 사람들은 지병이었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가지고 있는 지병이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에는 그렇지는 않잖아요. 그러니까 과로라든가 감기, 이거는 지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정도는 밝힐 수 있는 것 아니냐'라는 반론도 나올 수 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말에도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청와대 측에서는 "감기와 과로 정도는 공개가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입장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게 한두 번도 아니고 순방 때마다 '대통령이 아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이를 두고서는 그래서 이런 문제도 제기가 됩니다. 들어보시죠.

[박상철 교수/경기대 정치대학원 : 대통령의 건강 문제는 간접적일지라도 국가안보라든가 경제문제하고도 직결될 수가 있기 때문에 삼가야 하고. 순간적으로 여론의 지지를 얻을지는 모르지만 더 큰 차원에서 보면, 국가의 리더십에 장기적으로는 부담이 가기 때문에….]

[기자]

여론 지지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실제로 최근 순방을 전후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를 보면 정치 상황에 따라서 물론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보시는 것처럼 귀국 후에 대부분 상승한 모습입니다.

이 숫자들 보면요. 결국 '지지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 청와대가 대통령 건강을 자꾸 언급하는 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죠.

[앵커]

청와대에서 그렇게 대변인이나 아니면 보좌진이 강조하지 않더라도 장거리 여행을 하면 누구나 피곤하고 그런 것은 맞는 얘기기도 하죠. 다만 그것을 너무 자주 이렇게 발표하는 것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이냐에 대해서는 좀 다시 생각해 봐야 되겠다, 이런 생각은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국회에서도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이병기 비서실장이 "언론보도를 통해서 시시콜콜한 병명까지 나간 것은 썩 잘된 일이라고 보지 않는다"라고 밝힌 바가 있습니다.

최근 미국 백악관에서는 퇴임을 앞두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기록을 공개하면서 '지난해 검진 때보다 더 건강해졌다', '50대 중년 남성으로서 탁월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간 대통령의 판단과 결정이 아주 건강한 상태에서 아주 잘 내려졌다는 점을 끝까지 강조하면서요. 또 국민을 안심시키는 거죠.

박 대통령의 다음 순방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국민 불안감을 담보로 한 링거투혼 이야기, 더 이상 미담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청와대가 기억해야겠습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팩트체크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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