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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제 역할 못하는 '버스베이'…안전 우려

입력 2016-04-28 21:36 수정 2016-04-28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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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류장에 제대로 서지 않는 버스들 때문에 차도로 뛰어들어야 했던 적 한 번쯤 있으시지요. 그래서 일부 정류장에선 버스가 정차하기 쉽도록, 도로 한 켠을 움푹 들어가게 한 '버스베이'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좀 나아졌을까요.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 사거리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유동인구가 많은데 특히 퇴근시간 이곳 주변 버스 정류장은 승하차 인원이 많기로 손꼽힙니다. 이렇게 정류장마다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신호가 바뀌자 버스가 빠른 속도로 정류장에 들어옵니다. 시민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무단횡단도 서슴지 않습니다.

승차장이 짧아 비스듬히 멈춘 버스는 시민들을 도로 위에 그대로 내려놓습니다.

정류장에는 승객들로 가득하고 행인들은 순식간에 차도로 밀려나왔습니다.

[박성빈/경기 광명시 소하동 :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까 차도를 이용해서 오는 경우 많거든요. 아찔한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시설물에 가려져 버스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정류장도 있습니다.

파란 천막의 포장마차 여러 곳이 운영 중입니다. 이곳은 버스 11대가 멈춰서는 정류장입니다. 정류장 사이마다 포장마차가 들어서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승객들이 설 자리는 좁아졌습니다.

한 승객은 아예 도로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승객 : (지금도 내려가 계시는데 안 위험하세요?) 안 보이니까. 버스가 오는 게 안 보이니까.]

관광버스가 불법 주정차하자 정류장은 더욱 혼잡스러워졌습니다. 승객들은 버스 사이를 뛰어다니고 승차장이 아닌 도로에서 줄지어 버스에 오릅니다.

낮에도 마찬가집니다. 도로 중간에 멈춰선 버스, 승차장 사이를 오토바이가 지나갑니다.

[정서영/서울 삼성동 : 인도에 가까이 안 서고 멀리 서는데 그사이 택시가 지나간 거예요. 머뭇거리다 버스를 보냈어요. 무서워서.]

일부 정류장들은 이를 보완했는데 문제는 여전했습니다.

이곳 버스정류장은 조금 다릅니다. 보도 쪽으로 움푹 들어간 건데요. 이와 같은 정류장을 '버스베이'라고 합니다.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않고 승객들이 원활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설계한 건데요, 어느새 택시들이 차도를 점령했습니다.

버스가 도로에 멈춰 서고, 승객들이 차도에 내몰리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경기연구원이 수도권 지역 버스베이 16곳에서 버스를 지켜봤더니 제대로 버스베이를 이용한 비율은 30%에 불과했습니다.

'안전을 위하여 한걸음 물러서주세요' 유리창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 있는데요. 버스가 도착하면 타기 위해서 차도로 뛰어드는 승객들을 향한 경고 문구입니다.

취재진도 오늘 이 버스를 타고 승객들의 승차 모습을 지켜보겠습니다.

정차하는 버스가 여러 대인데, 이보다 버스베이 길이가 짧습니다.

[서준호/버스 운전기사 : (버스베이가) 더 불편합니다, 오히려. (일자형은) 반듯하게 서면 여러 대 승객을 하차할 수 있는데, 박스 안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감속차로 길이기 국내 규정은 50m 정도로 미국의 1/4에 불과합니다.

[지우석 선임연구원/경기연구원 : 국토교통부 기준에 맞춰서 버스베이를 설계해도 (버스가) 본선으로 재진입하는 게 어려우니까 버스베이에 완전 진입을 안 하고.]

최근 3년 동안 서울지역에서 버스와 보행자 교통사고 천9백여 건이 발생했는데 대부분 정류장 부근에서 일어났습니다.

원활한 교통 흐름과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버스베이를 만들었지만 환영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큰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제대로 된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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