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리아 내전의 폐허 속에서 희망을 노래해 전 세계를 감동시켰던 '피아노맨'을 기억하시는지요. 그도 끝내 난민 행렬에 몸을 실었습니다.
무엇이 그를 떠나게 만든 것인가. 최규진 기자입니다.
[기자]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의 외곽 마을 야르무크.
폐허 속에서 낡은 피아노를 연주하는 이 사람, 아이함 아흐메드입니다.
절망의 땅에서 혼자서, 때론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노래했습니다.
[야르무크의 아이들 : 야르무크가 눈물을 흘리며 묻네요. '왜 사람들이 떠나가는 거죠?']
아이함은 5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주민들을 위해 지난해부터 거리공연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노래는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지면서 희망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런 그가 최근 시리아를 떠나 터키행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지난 4월 야르무크를 점령한 IS가 아이함의 피아노를 붙태워 더 이상 거리 공연을 할 수 없게 된 겁니다.
가족들과 함께 고양이까지 잡아먹어야 할 정도로 혹독한 배고픔도 피난길을 재촉한 이유입니다.
아이함은 최종 목적지인 독일에서 난민들을 위해 다시 피아노를 연주하길 희망합니다.
[아이함 아흐메드/시리아의 피아노맨 : 여기저기에 흩어져 살아가는 그대여, 야르무크가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어요.]
내전으로 상처받은 이들을 멜로디로 치유해준 피아노맨, 그의 소망이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