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2부의 문을 열겠습니다.
"라이온 퀸"
초원의 여전사. 아프리카 세렝게티에 사는 암사자들의 이야기. 6년 전인 2009년 제가 내레이션에 참여한 자연다큐멘터리 제목입니다.
한때 '나이가 들면 동물의 왕국을 진행하고 싶다.' 이런 소망을 가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뭐 이 바람은 지금도 갖고 있습니다만.
이런 야생의 동물들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들은 저를 포함한 다른 평범한 사람들뿐 아니라 전직 대통령들도 마찬가지로 좋아했던 모양입니다.
"동물이 사람보다 낫다"
두 사람 모두 <동물의 왕국="">의 열혈 시청자였다고 합니다.
전직 대통령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도 예외가 아닌 듯합니다.
"동물은 배신하지 않으니까"
20년 전 당시 야인 신분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은 동물의 왕국에서 '배신'의 키워드를 뽑아냈습니다.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을 통해 사람의 욕망과 권력에 대한 집착을 똑똑히 보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에 대한 트라우마는 깊고도 단단해 보입니다. 그러니까 동물의 왕국에서도 배신의 키워드를 뽑아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배신'의 이름으로 지목당한 대상은 오늘(8일) 어렵게 직을 내려놓았습니다.
대통령이 그 대상자를 지목한 이후 벌어진 현상은 우리가 지난 2주일 동안 봐온 그대로입니다.
'배신'한 자를 무리에서 몰아내야 한다. 총선을 앞둔 세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결국 그 대상자는 2주일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떠나면서 남긴 말이 주목을 끕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
어떻게 해석하시는지요? 헌법 1조 1항은 누구든 예외가 될 수 없는 우리 법의 근간입니다.
다시 자연다큐멘터리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라이온 퀸'에는 그 어떤 배신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동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