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범죄 재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전자발찌가 잇따라 훼손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주방용 가위로도 쉽게 잘라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김태영 기자가 전자발찌에 사용되는 동일한 소재를 갖고 실험을 해봤습니다.
[기자]
지난 12일 서울 논현동에서 의붓딸을 성폭행한 50대 남성이 전자발찌를 잘라내고 도주하려다 검거됐습니다.
전과 10범의 30살 박모 씨는 전자발찌를 버리고 잠적한지 열흘만에 붙잡혔습니다.
실제 전자발찌가 얼마나 잘 잘리는지 실험을 해봤습니다.
열처리를 통해 더 단단하게 제작 강화스테인리스입니다.
두께도 0.5mm로 전자발찌에 들어가는 소재와 동일한데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주방용 가위로 직접 잘라보겠습니다.
성인 남성인 제가 완전히 잘라내기까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거나 규정을 위반한 사례는 지난 2013년 130여 건으로 3년 만에 6배 이상 늘었습니다.
이번에는 두께를 늘려봤습니다.
불과 0.2mm 차이인데도 전혀 잘리지 않습니다.
법무부는 그러나 두께를 늘릴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법무부 관계자 : 단순히 이 강도만을 높게 하는 걸로 과연 훼손을 풀 수 있느냐 저희는 그건 생각을 좀 해봐야 할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보호관찰관 수가 부족하다보니 감시에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전자발찌 착용자 수가 2천명을 넘었지만, 현재 보호관찰관 수는 200여 명에 불과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범죄를 저지른 건수도 늘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