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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장관은 스펙 쌓기용?…임기 10개월, 문제 없나

입력 2015-03-10 22:09 수정 2015-03-1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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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9일)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들의 임기가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다음 총선이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그 전에 그만두고 출마할 거냐 말 거냐 하는 질문이 나왔는데 어느 누구도 명확하게 답변을 하지 못했죠. 사실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답변하기 참 곤란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장관직 10개월만 해도 별 문제 없다, 이렇게 두둔하는 주장도 나왔는데, 어떻게 보면 장관 임기를 청문회에서 정한 상황이 돼버렸죠. 오늘(10일) 팩트체크에서는 과연 10개월 정도면 되는 건지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조금 전 화면에 이학재 의원, 새누리당이죠, 우리나라 장관 평균 임기가 10개월이라는 이야기가 맞는 이야기긴 합니까?

[기자]

전체 장관이 다 그랬던 것은 아니고, 현직 의원이 겸직한 경우 그렇습니다.

김영삼 정부 이후 국무총리 포함해 장관 겸직한 의원이 지금 현직인 사람 빼고 55명인데, 평균 재임기간 따져봤더니 11개월이었던 겁니다.

전체 장관으로 넓혀서 보면 YS때 평균 11개월, DJ때도 11개월, 노무현 정부 때 15개월, 이명박 정부 때 19개월로 평균 재임기간이 13개월 정도 됐습니다.

그러니 전체 평균이든, 의원 겸직 평균이든 간에 이번에 임명되는 장관들이 내년 총선 맞춰 사임한다고 하면 임기는 평균 이하가 되는 셈인 거죠.

[앵커]

그러면 10달 정도면 일하는 데 충분한 거냐, 여기에 대해선 어떻습니까?

[기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청문회에서 얘기가 나왔죠.

일단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미국 장관의 평균 임기는 3년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대통령 재임 기간과 거의 비슷하게 가고, 서유럽의 경우는 대부분 4~5년, 오스트리아 같은 경우는 6년 이상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장관이 단명하다 보니 지난 97년 취임한 미국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경우 임기 동안 상대편인 우리 외교 장관이 4명이나 바뀌기도 했습니다.

[앵커]

올브라이트 입장에선 이름 외우기도 벅찬 상황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장관의 임기라는 게 각국 정치 시스템과 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꼭 길게 해야 하느냐 이런 얘기가 나올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봐야 하나요?

[기자]

물론입니다. 내각 총사퇴를 자주 하는 일본의 경우 장관 평균 임기가 1년입니다.

그런데 영국에서 나온 한 논문을 보면 장관이 효율적으로 역할을 수행하려면 최소 3년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는데, 우리의 경우는 어떨 것이냐, 현직 공무원에게 그동안 지켜본 바를 들어봤습니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 : 거기서 근무하던 사람이 장관이 된 경우는 논외고, 일부에서 학자들이랄까 정치인들이 오다보면 그 정도(6개월)는 걸릴 거라고 봐요. 전문가가 오고 적임자가 오다보면 이런 일은 없을 텐데…]

[앵커]

사실 정치인이라면, 물론 그 분야의 전문가가 있을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부처에서 오래 일한 사람보다는 훨씬 더 오래 걸리겠죠? 업무 파악하는 데에도?

[기자]

교육부총리를 지낸 안병영 연세대 교수가 지금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분석한 논문을 낸 게 있는데요.

논문에서 장관의 기본 역할 학습 기간을 6개월로 봤습니다. 정말 기본 역할 학습 기간이고요.

그런데 문외한 정치인 출신이라면 그 기간도 길어져 1년까지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보통 취임하면 이전 장관이 마련한 예산에 따라 부처 운영을 하다가 연말에 자신이 주도적으로 예산을 짜고, 또 그에 따라 다음해를 꾸려나가지 않습니까?

이렇게 적어도 1년 10개월은 보내야 제대로 장관 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안 교수의 이야기인데요.

임기를 1년도 못채우면, 결국 다른 장관이 마련한 예산으로 일하다가, 다른 장관이 쓸 예산만 애써 준비하고 물러나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우리 같은 경우 정권이 바뀌면 정책까지 다 바뀌어버리잖아요. 지속성 있게 가는 정책이 별로 없을 정도로. 그러니까 뭐든지 새로 해야 하는데 더 적응하는데 오래 걸릴 테고, 그런 면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우리 장관들은 왜 그렇게 단명하는 겁니까?

[기자]

그동안 역대 장관의 퇴임사유를 분석한 논문이 있는데, 개각에 의해서가 28%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정권교체, 정치적 사유, 선거출마 등이었습니다.

결국 분위기 쇄신 같이 업무와 상관 없는 요인으로 교체가 되다 보니 평균 임기가 줄었던 거죠

[앵커]

그렇다면 어제 장관 후보자들, 제가 말씀드릴 때 답변하기 참 곤란하겠다고 했습니다마는. 곤란하겠죠, 의원직을 내버려두고 장관 10달하고 그만두라고 하면 누가 하고 싶겠습니까. 그래서 대답하기 곤란했을 텐데, 아무튼 10개월밖에 안 된다면 과연 업무수행을 제대로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선 부정적인 답변이 나올 것 같습니다.

[기자]

이 부분에 대한 문제는 사실 임명권자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화면으로 직접 보시죠.

[박근혜 대통령/지난해 신년 기자회견 : 과거 정부 때는 언론에서 너무나 장관 교체가 잦아서 국정 공백이 심각하다, 이런 비판들 많이 하셨죠? 그런데 저는 그 비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 우리나라 역대 정부의 장관 평균 재임기간이 14개월이라고 그럽니다. 그러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라도 업무를 제대로 파악을 하고 일을 하려면 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앵커]

신년 기자회견 때 모습이군요. 박 대통령은 14개월 임기도 부족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만약 그때 출마하게 되면 10개월 밖에 안 되는 사람을 임명했다는 얘기가 되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주택 문제와 세월호 이후 처리, 지금 국토부와 해수부가 직면하고 있는 과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두 후보자가 다음 총선 때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지켜봐야겠죠.

하지만 일단 10개월이라는 장관 임기, 정치인의 스펙쌓기에 충분할지 모르겠지만, 산적한 중요한 업무 해결하기엔 부족하다는 점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저희가 얘기한 이 모든 것이 다른 가정을 한 가지 세우면 다 소용 없는 얘기가 됩니다. 걱정이 필요없어진다는 얘기죠. 이분들이 무탈하게 잘해서 총선 출마 안 하고 계속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너무 일찍 걱정하지 말까요?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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