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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포브스 '세계부자 1800명'…만수르 왜 빠졌나

입력 2015-03-0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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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에서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했습니다. 매년 나오는데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변화도 있고요. 조금 전 영상에서 언급된 사람들이 포함돼 있고, 그렇지 않기도 한데, 이 순위와 관련된 이야기, 한 걸음 더 들어가 팩트체크해보죠. 도대체 이 순위는 어떻게 정하는 것이고,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그것도 좀 궁금합니다.

김필규 기자, 순위가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인 빌 게이츠가 총 재산 792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87조원 정도로 1위였습니다. 우리나라 한 해 국방 예산과 교육 예산 합친 수준입니다.

2위가 멕시코의 통신재벌인 카를로스 슬림이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패션 브랜드 '자라' 창업주인 오르테가,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앵커]

우리가 보통 엄청난 거부다 하면 중동의 소위 오일달러를 많이 가진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잖아요? 여기에는 안 들어가 있네요.

[기자]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사람이 아마 이 두 사람일 겁니다.

왼쪽이 얼마전 K리그에도 투자한다는 소문이 돌아 화제가 됐던 아랍에미리트의 만수르고, 오른쪽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 탈랄입니다.

만수르의 경우를 먼저 보면 영국 프리미어리그 구단주에 벤츠 만드는 다임러 최대주주이기도 합니다. 파악된 재산만 35조원 정도고요, 왕가의 재산이 10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하게는 아무도 모릅니다.

2009년 포브스 순위에서 104위에 올랐었는데 이게 사실상 만수르 개인의 재산이 아니라 왕가의 재산이라 포브스에서는 이듬해부터는 아예 평가에 넣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아예 순위에 올라와 있지 않습니다.

[앵커]

그러면 옆에 있던 알왈리드 빈 탈랄. 이 사람은 왜 빠졌습니까? 이 분도 왕가의 재산이라서?

[기자]

알왈리드 왕자의 경우 자신이 운영하는 자산회사가 있고, 시티그룹, 애플 등의 주요주주입니다. 내일 박근혜 대통령과 면담이 예정돼 있기도 하고요.

지난해 포브스 순위가 30위였는데, 사우디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까지 따지면 재산이 더 많다고 직접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포브스에선 외국인에게 개방 안 된 주식시장은 안 쳐준다고 거부했고, 올해 35위로 순위가 좀 더 밀렸습니다.

[앵커]

둘 입장에서는 서운할 수 있겠군요. 그런데 가지고 있는 자산이 주식일 수도 있지만, 현금일 수도 있고, 부동산일 수도 있는데 다 조사한답니까?

[기자]

일단 포브스는 주식만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2월 13일 기준으로 각 주식시장 주가와 환율을 감안해 집계한 뒤 순위를 매겼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유럽에 성을 가지고 있는 전통적인 부자나 중국의 신흥 부동산 부자들이 빠진 면은 있습니다.

그래도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정선섭/재벌닷컴 대표 : 부동산의 경우에는 소유내역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 때문에 평가에서 대부분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대부호들 중에서는 일부 부동산을 1억 달러 이상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것이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이다 보니까, 사실 부호의 순위를 정하는 데 있어서는 그렇게 큰 변수가 되지 않아요.]

[앵커]

우리는 사실 땅을 가지고 있으면 그게 전체 재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 사람들한테는 부동산은 정말 전체 자기가 가진 재산에 비하면 새 발의 피기 때문에 그건 별로 순위에 영향을 안 끼친다, 그런 얘기군요. 대단합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1위를 한 빌 게이츠의 경우도 자산 대부분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주식이거든요.

그러니 15억 달러(약 1조6천억원)씩 기부를 해도, 가지고 있는 주식가치가 계속 뛰니까 지난 21년 동안 무려 16번이나 부자 순위 1등을 할 수 있었던 거죠.

[앵커]

한국 사람들도 이번 순위에 오른 사람이 있겠죠?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보다 8계단 낮아진 110위였고, 이재용 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국에서 따로 집계한 부자 순위도 있는데, 최태원 SK회장,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등이 10위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 포브스 순위와 비교해 보면, 유독 우리 순위에는 자수성가형 부자들보다 상속형 부자가 많은 것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자, 이게 어쩌면 오늘의 주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자기가 돈 번 것보다는 상속받은 재산으로 계속 순위에 오른다… 우리 부자들의 경우에. 우리 같은 경우에는 다음카카오 김범수 씨 같은 경우는 상속이 아니죠? 그 사람 정도 빼놓고는 대부분 상속에 의한 부자순위다, 이렇게 봐야 합니까?

[기자]

지난해 포브스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해본 결과, 각국 상위 50위 가운데 자수성가형 부자가 중국이 98%, 일본이 86%였는데, 한국은 30%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모건스탠리에서는 각국별로 특징을 짚으면서 미국은 테크형 억만장자가 많은 혁신형 경제다… 그렇게 이야기를 했고요.

[앵커]

테크형이라는 건 뭡니까?

[기자]

IT 벤처를 통해서 돈을 번 부자들이 많다, 그런 얘기고요.

러시아는 권력형 부자가 많은 '정경유착 경제', 한국은 물려받은 부자가 많은 '상속형 경제'라고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상속형 경제'라는 말이 썩 좋게 들리지는 않는군요.

[기자]

이번에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에는 전 프로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 새로 들어갔고, 스냅챗이라는 신개념 SNS서비스를 만든 26살 청년, 에반 슈피겔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리나라 순위에서도 만날 보던 분들 아니라 이런 신선한 등장이 많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포브스의 억만장자 순위에 한 걸음 더 들어가기가 됐네요. 팩트체크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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