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사고 엿새째입니다. 생존자는 나오지 않고 있고, 사망자는 82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가족들은 2~3일 내로 구조작업을 마무리 해달라고 했습니다. 가족들도 구조대도,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도 조금씩 지쳐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21일) 저희들은 사고의 초기로 되돌아 가겠습니다. 사고 전후에 대체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이 참사와 관련된 그 어떤 것도 한 걸음도 나아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저희 취재로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습니다. 오늘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그 전에 먼저 오늘의 구조 상황을 알아보고, 지난 주에 처음으로 연결했던 실종자 가족, 김중열 씨를 연결하려 했는데 연결을 못 할 것 같습니다. 이유는 잠시 후에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진도 팽목항에 나가 있는 한윤지 기자를 연결하겠습니다.
한윤지 기자 나와 있죠? (네, 진도팽목항입니다.) 이 시각에도 세월호의 수색작업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 가지 작업도 있긴 있었습니다만 큰 성과는 없이 희생자 숫자만 늘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구조작업 내용 좀 전해주실까요?
[기자]
네, 지금 이곳 진도 팽목항에서는 사고 해역이 잘 보이지 않지만, 지금 이 시각에도 오징어낚시 배와 조명탄으로 불을 밝힌 채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엿새째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각 실종자 가족들은 1분 1초가 피같은 시간일 겁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지만 기대했던 생존자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고 사망자 숫자만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 시각 현재 사망자 숫자는 85명이고, 지금 현재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제보다도 무려 26명이 늘어난 숫자고, 여기에는 외국인 2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4층 선미와 선수 쪽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사망자가 확인될 때마다 실망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군요. 가족들 걱정도 많이 되고, 어떻습니까?
[기자]
사고 해역에서 사망자가 발견되면 두 시간에서 두시간 반 뒤에 이곳 팽목항으로 시신이 인양됩니다.
그럴 때마다 실종자 가족들은 제발 내 딸이, 내 아들이 아니기만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상황판에 시신의 인적사항이 적히고, 한 어머니는 '내 딸이 맞는 것 같다'며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아버지는 하루종일 멍하게 바다만 바라보면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서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원미상의 시신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어제만 해도 오열했던 사람들이 지금은 거의 체념하는 분위기고, 굉장히 침통합니다.
보고 있는 저로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망의 끈이 점점 약해지는 것 아닌가, 이런 마음에 더욱 안타까울 뿐입니다.
[앵커]
오늘 식당칸으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는데, 그건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오늘 오전부터 식당으로 진입하는 통로를 확보하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가이드라인 즉, 컴컴한 선내에서 잠수부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밧줄이 5개가 설치됐는데요, 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식당 진입을 시도했지만 출입문을 개방하지는 못했습니다.
답답한 실종자 가족들이 배를 타고 직접 현장에 나갔다가 조금 전에 들어온 상황입니다.
[앵커]
특수 장비도 동원됐는데 큰 효과는 없었다면서요?
[기자]
네, 원격조종잠수장비와 수중음파 탐지 장비 등 미국에서 지원받은 장비들이 오늘 새벽부터 투입됐습니다.
오후 2시까지 3차례 정도 투입됐는데요, 하지만 안에 부유물이 너무 많고 조류 흐름이 강해져 지금은 장비도 철수한 상태입니다.
잠수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종 모양의 다이빙벨도 현장에 지원나갔지만 아직 투입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잠수 장비에 방해가 될 수 있고,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해경에서 막았기 때문입니다.
[앵커]
한윤지 기자가 팽목항에서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