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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투자 후 쪽박 찬 중국 기업 사연

입력 2012-08-09 10:42

중국 포털사이트에 북한 투자 경계령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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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포털사이트에 북한 투자 경계령 확산

북한에 2억4천만 위안(425억5천만 원 상당)을 투자했다가 북한 당국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쫓겨난 중국 기업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랴오닝(遼寧)성에 본사를 둔 시양그룹(西洋集團)은 최근 사업 개시부터 파국까지의 과정을 정리한 글과 함께 계약서를 중국의 유력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바이두(百度), 톈야(天涯), 신랑(新浪) 등에 올렸다.

시양그룹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06년 10월 북한의 영봉(嶺峰)회사와 공동으로 옹진철광에서 철광석을 채취해 철 함유량을 높이는 선광 공장인 양펑(洋峰)합영회사를 세웠다.

14%에 불과한 옹진철광 철광석의 함유량을 60%로 높인 고급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이었다.

시양그룹은 자금을, 북한의 영봉회사는 토지와 광산을 현물로 내 각각 75%, 25%로 지분을 나눴다.

처음부터 조짐이 좋지는 않았다. 시양그룹은 북한 측이 2008년 갑작스럽게 자원세를 25% 올리자 철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북한 측은 애초 계약 이행을 약속하는 53호 문건을 내밀면서 철수를 만류했다고 한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2011년 4월부터 철광석 채취와 선광작업이 개시됐다.

연간 50만t 생산 목표를 세웠고 작업 개시 후 3개월 동안 선광 3만t을 생산해 순항하는 듯했다.

그러나 북한 측은 2011년 9월 북중 근로자 동일임금, 오·폐수 배출 금지 등 16개 항의 새 요구 사항을 들이밀었고 시양그룹이 이를 거부하자 계약 취소를 통보했다.

북한 측은 올해 들어 옹진 철광의 관련 시설에 단수, 단전, 통신차단 조치와 더불어 중국인 직원의 외출도 금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 3월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이 나서 북한 당국과 협상을 벌였으나 허사였다.

시양그룹은 중국의 선광작업 인력 100여 명을 파견했고 북중 양국 광산 근로자 숙소용으로 210동의 임시 건물도 세웠다. 시양그룹은 여기에 들어간 돈이 모두 2억4천만 위안이라고 밝혔다.

시양그룹은 이외에도 합작 상대인 북한 영봉회사에 접대비, 출장 경비 등으로 뜯긴 돈이 80만달러(9억원 상당)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영봉회사 측 대표단이 방중했을 당시 성매매 비용도 내야 했고 귀국 때 노트북, 휴대전화, 술, 담배 구입비용도 대야 했다고 주장했다.

시양그룹은 비료, 철강, 마그네사이트 가공 등의 계열사 20여 개를 가진 랴오닝성의 대기업이다.

이런 사연이 오른 해당 포털 사이트에는 북한을 성토하는 글에서부터 북한 투자를 경계하는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북한 측이 합작 준비 과정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선광 작업을 할 능력이 갖춰지자 독점적으로 이득을 챙길 목적으로 적당한 핑계를 대고 시량그룹을 내쫓았다는 분석에서부터 무작정 북한 비난하는 글까지 다양하다.

시양그룹의 퇴출 사연이 소개되면서 중국 내 북한 투자 기피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국은 기업의 투자는 기업의 판단에 맡긴다는 태도를 고수해오고 있으며 북한은 그런 소극적인 태도 탓에 북중 경협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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