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이 개봉 17일 만에 800만 관객을 넘어섰습니다. 이번 달에만 10개 나라에서 개봉하는 등 해외 관객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 한국적 요소를 모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재치있는 영어 번역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봉준호/감독(지난 4월) : 한국 관객들이 봐야만 뼛속까지 100% 이해할 디테일이 곳곳에 포진돼 있어서 (외국에선) 100% 이해하지 못할 거다.]
19년 전 '플란다스의 개'부터 봉 감독의 거의 모든 작품을 번역한 미국 출신 번역가가 이번 작품을 번역할 때 제일 애를 먹고, 또 가장 공들인 부분도 한국적 요소입니다.
적당한 영어 단어가 없을 때는 아예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냈습니다.
[달시 파켓/영화 '기생충' 영문 번역 : 수석은 해외 관객이 정확히 어떤 건지 잘 모르고 있을 거고. 많이 고민하다 '랜드스케이프 스톤'으로 번역했는데.]
영화의 가장 중요한 상징이지만 해외에서는 낯선 공간인 반지하와, 한국에서만 먹는 짜빠구리도 새 단어로 바뀌었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도 번역한 그는 두 거장의 스타일이 반대라고 전했습니다.
[달시 파켓/영화 '기생충' 영문 번역 : (박찬욱 감독은) 한국어 대사랑 아주 비슷한 구조에서 번역하길 원하세요. (봉준호 감독은) 문장 구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데 좀 편하게 자연스럽게.]
스크린 아래서 금방 사라지는 자막 번역은 그동안 관객의 관심을 얻지 못했지만 예술작품이 국가의 경계를 넘어 빛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창작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